[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대표 취임 2년을 맞았다. 윤 부회장은 경영권 갈등을 정리한 뒤 그룹 경영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계열사 중심이던 의사결정 구조가 지주사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그의 역할과 영향력도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경영 방식 자체를 재정비하는 국면으로 읽힌다.
윤 부회장이 처음 마주한 과제는 내부 갈등의 정리였다. 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됐던 긴장 국면은 주요 계열사 경영진 재편을 거치며 상당 부분 완화됐다. 콜마BNH 대표 체제가 정리되면서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이 줄었고, 그룹 운영도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부 법적 절차는 남아 있지만, 경영 전면의 충돌은 사실상 봉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갈등 정리 이후 윤 부회장은 곧바로 지배구조 재편에 속도를 냈다. 핵심은 지주사 중심 체제 강화다. 콜마홀딩스를 전략의 출발점으로 삼고, 계열사에 분산돼 있던 투자와 전략 기능을 상단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계열사 단위 판단을 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묶어 방향성과 실행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윤 부회장의 경영은 ‘확장보다 구조를 먼저 바꾸는 방식’으로 요약된다. 투자와 사업 방향을 지주사에서 통합 관리하고, 계열사는 실행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리하는 구조다. 이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리스크를 일괄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외형 성장에 앞서 체질을 정비하는 전략이 전면에 배치된 셈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드러난다. 화장품 ODM과 제약을 양 축으로 두고 서로 다른 산업 사이클을 활용해 변동성을 줄이는 구조다. 화장품 부문은 글로벌 고객 기반을 유지하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 관리에 집중하고 있고, 제약 부문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분야는 연구개발(R&D)이다. 제조 중심 기업에서 기술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실제로 화장품과 제약 모두에서 연구개발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전략은 과거 투자 결정에서도 확인된다. 2018년 HK이노엔 인수는 당시 재무 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사업을 그룹 핵심 축으로 편입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 화장품 용기 업체 연우 인수와 글로벌 상표권 확보가 이어지며 원료부터 용기, 완제품까지 연결되는 통합 구조가 구축됐다. 윤 부회장이 추진해온 ‘사업 연결 전략’이 구체화된 결과다.
이러한 변화는 외형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콜마그룹은 화장품 ODM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브랜드 기업이 아닌 연구개발 중심 제조기업이 자산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첫 사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콜마그룹의 자산 총계는 5조24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콜마, HK이노엔, 콜마비앤에이치 등 주요 계열사가 각각 다른 수익 구조를 형성하며 그룹 성장의 축을 분산시킨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실적 역시 사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개선됐다.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매출 2조7000억원대와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중심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제약 부문의 존재감을 키웠다. 건강기능식품 ODM을 담당하는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유지하며 세 번째 축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기업집단 진입을 단순한 규모 확대 이상의 변화로 보고 있다. 화장품 산업의 성장 축이 브랜드 중심에서 제조·기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윤 부회장이 추진해온 ‘융합형 포트폴리오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결과로도 해석된다.
글로벌 전략 역시 윤 부회장이 주도하는 영역이다. 북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생산 및 연구 거점을 확대하며,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현지 대응력을 높이는 전진 거점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있다. 고객사 협업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해 제품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방향으로 제시된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대기업집단 편입 이후에는 공시 의무 확대와 내부거래 규제 적용 등 관리 체계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주사 중심 체제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계열사 간 이해관계 조율과 전략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 화장품과 제약이라는 이질적인 산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구조 역시 지속적인 효율 관리가 요구된다. 업계에선 윤상현 부회장이 선택한 ‘구조 중심 경영’이 향후 콜마그룹의 10년의 향방을 결정짓는 좌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