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전자 류재철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전 직원을 향해 취임 후 첫 메시지를 내놨다. 이번 메시지에는 LG전자가 마주한 위기감과 미래를 향한 자신감이 동시에 담겼다. 문제를 덮어두는 조직은 결국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지만,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빠르게 움직이면 다시 앞서갈 수 있다는 게 류 CEO의 판단이다.
실제 그는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문제 드러내기’와 ‘이기는 실행’을 핵심 화두로 제시하며 조직 체질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류 CEO는 “문제를 드러내고 이기는 실행에 집중해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LG전자를 만들자”고 말했다. 단순한 내부 독려를 넘어 지금 LG전자가 마주한 경쟁 환경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동시에 담은 메시지라는 평가다.
올해 3월 LG전자 지휘봉을 잡은 류 CEO는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생산과 개발, 사업 현장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현장형 경영인이다. 생활가전사업을 글로벌 정상급 수준으로 키운 경험도 갖고 있다.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기술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CEO’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류 CEO가 첫 전사 메시지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거창한 비전보다 ‘매일의 작은 개선’이다. 그는 “당장 눈에 띄지 않는 변화라도 시간이 지나면 조직의 방향과 성과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며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진 판단과 실행이 결국 미래 경쟁력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에는 류 CEO 특유의 현장 중심 경영 스타일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업 현장에서 작은 문제를 빠르게 드러내고 즉시 개선 방향을 찾는 실행력이 결국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이다. 실제 그는 생활가전사업을 맡았을 당시에도 제품 완성도와 제조 효율, 실행 속도를 동시에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공개한 조직문화 혁신 방향 ‘리인벤트(REINVENT) 2.0’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인 리인벤트를 운영했다. 류 CEO는 여기에 실행 속도와 문제 해결 역량을 더해 조직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 중심에는 ‘문제 드러내기’가 있다. 조직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축소하거나 미루지 말고 원인과 해결 과제를 정확하게 공유해야 근본적인 개선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류 CEO는 “같은 상황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혁신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현실 안주가 될 수도 있다”며 “변화는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크기가 곧 개선의 크기”라며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 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장의 봉합보다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문제를 드러내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영진부터 먼저 달라지겠다”고 덧붙였다.
류 CEO는 또 다른 핵심 과제로 ‘이기는 실행’을 제시했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장 경쟁에서 실제 결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기업 경쟁은 결국 상대 평가의 영역”이라며 “내가 잘했다고 생각해도 경쟁사보다 뒤처지면 시장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먼저 생각하고 실행의 우선 순위와 속도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실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LG전자가 맞닥뜨린 사업 환경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거세지는 데다 AI 가전과 플랫폼 사업 경쟁까지 본격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과거 방식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위기 의식도 담겨졌다.
실제 류 CEO 취임 이후 LG전자 내부에서는 기술 중심 경영 기조가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CEO가 직접 미래기술 점검회의를 주관하며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HVAC(냉난방공조), 액추에이터 등 미래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생활가전 중심 사업 구조를 플랫폼·솔루션 기반 사업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가전(HS)과 전장(VS) 사업 합산 매출은 처음으로 분기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webOS 플랫폼 사업과 가전 구독 사업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 구조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전자업계에서는 류 CEO가 기술 경쟁력 강화와 조직 실행 체계 재정비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만큼 LG전자 내부 변화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