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이 커피 브랜드 차원의 악재를 넘어 공직사회와 노동계, 소비자 사회 전반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사용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이 역사적 비극을 상업적 문구로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불매 움직임은 물론 제도 개선 요구와 수사, 정치권 입법 논쟁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22일 관가와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전날 ‘5·18민주화운동 폄훼 등 혐오마케팅 논란 스타벅스 불매 동참 요청’ 공문을 산하 지부에 배포했다. 전공노는 공문에서 “‘탱크데이’ 마케팅은 역사 왜곡 논란을 자초한 부적절한 홍보”라며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 역시 고(故) 박종철 열사를 떠올리게 하며 사회적 상처를 건드렸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조합원 생일 선물과 행사 경품으로 활용해온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텀블러 지급 관행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령으로 둔 조직으로서 단순한 홍보 실수로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전공노 교육청본부도 별도 성명을 내고 앞으로 노조 행사와 사업 과정에서 스타벅스 상품권과 관련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총연맹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노총은 지난 20일 사무처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내부적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 사용 자제 방침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군구연맹은 이미 자체 불매에 들어갔다. 노동계 안에서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마케팅 사고보다 기업의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부처도 잇따라 선을 긋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반역사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 행사와 국민참여 이벤트 등에 스타벅스 상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도 5·18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사실 유포와 폄훼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내놨다.
보훈부는 최근 2~3년간 자체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을 활용한 사례를 점검한 뒤 당분간 관련 제품 사용을 자제하라는 내부 방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와 5·18 단체들도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 반발은 환불 규정 문제로 이어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더 이상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에게 조건 없이 충전 잔액을 전액 환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상 선불카드 잔액 환불은 충전 후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가능하다. 금액형 상품권 역시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과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반환받을 수 있다.
협의회는 이 같은 규정이 불매 의사를 밝힌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와 국회에는 관련 규정 개정을, 스타벅스에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환불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요구했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고발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로 재배당되며 수사 단계에 들어갔다. 시민단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5·18 유족과 광주 시민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탱크데이' 사태를 질책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정용진 회장은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행위까지 처벌 범위에 포함하는 5·18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담은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이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신세계그룹은 논란 직후 손 전 대표를 해임하고 정용진 회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정 회장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며 마케팅 검수 체계 강화와 임직원 역사·윤리 교육 시행을 약속했다.
그러나 사과와 인사 조치만으로 논란이 정리될지는 미지수다. 스타벅스는 이마트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중 하나다. 이번 사태로 스타벅스는 물론 신세계 브랜드 신뢰에 상당한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5·18의 상징성이 큰 광주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대형 개발사업이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