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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앤 데이터] 삼성전기의 이유 있는 질주...219만원 황제주 등극

장중 첫 시총 3위·종가는 4위…7거래일 상승 끝 사상 최고가
MLCC·FC-BGA 동반 성장…AI 서버 확장이 키운 몸값
3년 실적 상승·1분기 순익 78% 급증…AI 부품주 재평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기가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지형을 흔들었다. 삼성전기는 29일 장중 처음으로 코스피 시총 3위에 올랐고, 주가는 사상 첫 20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장 마감 기준 순위는 4위였지만 시장이 주목한 것은 하루짜리 순위 경쟁이 아니었다.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를 넘어 부품 산업으로 번지는 과정에서 삼성전기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8만원(15.14%) 오른 21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와 종가가 같은 수준에서 형성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20일부터 이어진 상승세도 7거래일째로 이어졌다. 주가가 뛰자 시총 순위도 빠르게 재편됐다. 삼성전기는 장 초반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4위에 오른 뒤 SK스퀘어와 삼성전자우를 넘어 장중 3위까지 올라섰다.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종가 기준으로는 4위에 자리했지만 상위권 구도는 달라졌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 상위권은 삼성전자(1853조원), SK하이닉스(1662조원), SK스퀘어(162조원), 삼성전기(158조원), 현대차(148조원) 순으로 형성됐다. 완성차와 전통 제조업이 차지하던 상위권에 AI 핵심 부품 기업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번 상승세는 기대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최근 3년 실적이 그 배경을 보여준다.

 

삼성전기 매출은 2023년 8조8924억원에서 지난해 11조3144억원으로 27.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05억원에서 9133억원으로 38.2%, 당기순이익은 4504억원에서 7309억원으로 62.2% 증가했다. 매출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품 구성과 수익 구조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성장 곡선은 더 가팔라졌다.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은 3조20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05억원으로 27.2%, 당기순이익은 2526억원으로 78.3% 늘었다. AI와 전장 중심 고부가 제품 확대가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실적을 이끈 한 축은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서버에는 더 많은 전력과 고집적 설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고사양 MLCC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MLCC는 서버와 전장 등에 쓰이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서버용 제품 비중 확대는 가격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축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다. AI 반도체와 고성능 서버 패키징에 필요한 기판으로, 칩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했고 이후 엔비디아와 구글, AMD 등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군으로 확보했다. 최근 베트남에 12억달러 규모 신규 공장을 추진하는 것도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를 겨냥한 투자다.

 

실적과 업황 변화가 맞물리자 증권가도 전망치를 다시 쓰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23% 상향한 230만원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MLCC와 FC-BGA 동반 호황을 반영해 목표가를 230만원으로 올렸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MLCC 가격 상승과 가동률 확대, 업황 사이클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기는 업황과 기술력, 시장 지위, 실적을 모두 갖춘 기업”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장중 시총 3위는 단순한 순위 변동으로 보기 어려웠다. AI 투자 확대가 완성품 기업을 넘어 핵심 부품 기업의 가치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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