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절반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사상 첫 시총 2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1700조원에 육박하면서 반도체 빅2가 한국 증시의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1시5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78% 오른 34만5000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2014조120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사가 시총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상장주식수는 58억4627만8608주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2.14% 오른 236만7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698조3697억원으로 1700조원선에 근접했다. 상장주식수는 7억1270만2365주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가 기업가치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기록에서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두 회사의 시총 비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등록된 코스피 상장사는 838개사의 전체 시가총액은 7242조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을 합치면 3712조원으로 전체의 51.2%를 차지한다. 두 회사 비중이 코스피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시총 지형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시총 격차는 약 316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앞서던 과거와 비교하면 간격이 크게 좁혀졌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HBM 등 고성능 메모리 가치가 재평가된 영향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반도체 시총 구도가 ‘삼성 독주’에서 ‘빅2 경쟁’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증시 구조 변화도 선명하다. 한때 코스피는 자동차와 금융, 철강, 화학 등 여러 업종이 균형을 이루며 움직였다. 반도체가 대표 산업이긴 했지만 특정 기업군이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생성형 AI 확산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시장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로 빠르게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2000조 돌파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시장은 단순한 메모리 업황 회복보다 HBM과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경쟁력이 향후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대표주로 다시 유입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 확대의 직접 수혜주로 꼽힌다. HBM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시장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반면 시총 쏠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철강·화학·유통 등 전통 산업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졌고 투자자 자금 역시 반도체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반도체 빅2 주가가 흔들릴 경우 코스피 전체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코스피 838개사 가운데 두 회사가 절반이 넘는 시가총액을 차지하게 된 것은 국내 증시 구조 변화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보여준다. 반도체 업황과 AI 인프라 투자가 코스피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