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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현대차 '무분규 임단협' 7년 전통 지켜질까...‘성과급·4.5일제·원청교섭’ 3大 숙제

순이익 30%·주 4.5일제 요구…7년 무분규 현대차 노사 평행선
하청노조 1675명 직접 교섭 요구…사용자성 판단에 제조업 촉각
관세·중국 전기차 공세·판매 둔화 속 생산·투자·노사 균형 시험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7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온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는 예년과 다른 협상장을 마주하고 있다. 성과급과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갈등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불거진 하청노조의 직접 교섭 요구까지 겹치면서 임금협상 판이 크게 넓어졌다. 공장 안 임금과 복지 수준을 조정하던 협상이 원·하청 관계와 제조업 노사 질서, 미래 투자 문제까지 끌어안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2일 관련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7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약 3조원 규모 성과급, 상여금 800%,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도입 과정에서의 고용 안정 역시 협상 의제로 올렸다.

 

노조는 회사 성장에 걸맞은 성과 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높아지고 수익 기반도 커진 만큼 노동 기여에 대한 보상 역시 확대돼야 한다는 논리다. 올해 교섭 분위기를 바꾼 변수로는 반도체 업계의 고액 성과급 사례가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 대규모 보상이 이뤄지면서 조합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회사는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경기와 환율, 통상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대규모 설비·미래 투자 부담이 큰 업종인 만큼 이익 일부를 사실상 고정 비용처럼 나누는 방식은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성과급 확대가 단기 보상에 머물지 않고 향후 협상 기준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부담으로 보고 있다.

 

노사 충돌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노동시간 단축이다. 노조는 주 4.5일제를 통해 삶의 질과 고용 안정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회사는 생산 차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하루 평균 생산량 약 6000대를 기준으로 할 때 주 4.5일제가 도입되면 연간 16만대 수준의 생산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한 달 생산량이 줄어드는 규모다.

 

올해 협상이 지난해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노조는 순이익 30% 성과급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성과급 450%와 현금 1580만원, 자사주 30주 지급 수준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는 반도체 업계 보상 사례가 협상 기대치를 끌어올렸고,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더라도 조합원 투표 문턱을 쉽게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노란봉투법은 협상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3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하청 노동자 1675명은 원청인 현대차를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구내식당과 보안·경비, 판매대리점, 연구소, 사내하청 등 대상도 폭넓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일 2차 심문회의를 열었지만 현대차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에 대한 결론을 오는 15일로 미뤘다. 식당과 보안, 판매대리점 등 직군별 계약 구조와 업무 성격이 서로 다른 데다 현대차에 대한 판단이 제조업 전반의 원청 책임 범위와 교섭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완성차 업계는 물론 하도급 구조가 깊은 제조업 전반의 노사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결론에 따라 노사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 하청노조 역시 금속노조 소속인 만큼 원·하청 공동 투쟁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아 노조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 내 38개 노조를 대상으로 공동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하청노조는 7월 이후 총파업 가능성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 입장에서는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발 관세 압박과 중국 전기차 업체 공세 속에 현대차의 5월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23.1%, 해외 판매는 4.6% 감소했다. 판매 둔화 속에서도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AI 기반 생산체계 전환을 위한 투자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현대차 노사 협상은 임금과 복지 수준을 넘어 성과 분배와 원청 책임, 미래 투자 방식을 함께 논의하는 협상으로 커지고 있다. 생산 안정과 공급망, 투자 여력까지 얽힌 만큼 올해 현대차 협상은 어느 한쪽의 양보만으로 풀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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