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4 (일)

  • 맑음동두천 19.7℃
  • 맑음강릉 20.5℃
  • 맑음서울 21.5℃
  • 구름많음대전 22.9℃
  • 맑음대구 21.9℃
  • 구름많음울산 18.9℃
  • 흐림광주 22.6℃
  • 구름많음부산 21.1℃
  • 구름많음고창 22.2℃
  • 흐림제주 22.9℃
  • 맑음강화 19.3℃
  • 맑음보은 17.8℃
  • 흐림금산 21.5℃
  • 흐림강진군 20.9℃
  • 맑음경주시 18.5℃
  • 구름많음거제 18.7℃
기상청 제공
메뉴

[서연옥의 비즈토크] 역대급 실적에 깨진 셀트리온의 ‘무노조 25년’

창사 첫 노조 ‘유니트리온’ 출범…셀트리온 무노조 경영 전환점
합병·투톱체제·최대 실적 속 터져 나온 내부 조직원 목소리
바이오업계 환경 변호 뚜렷…성장기업의 새 과제 된 노사관계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사람들은 흔히 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조직이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여준 장면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기업이 큰 수익을 내면 구성원들은 성장의 성과가 어떻게 나뉘는지 묻기 시작합니다. 그 질문은 때로 노조라는 방식으로 회사 문을 두드립니다. 셀트리온도 그런 흐름에서 비켜서지 못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 셀트리온지회 ‘유니트리온’이 1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2002년 창사 이후 처음입니다. 25년 가까이 유지돼 온 셀트리온의 무노조 경영도 이로써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시장이 셀트리온을 주목하는 이유는 노조가 생겼다는 사실보다 그 시점에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최근 가장 큰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했습니다. 생산과 판매 조직을 하나로 묶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선택이었습니다. 바이오시밀러 확대와 해외 직판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구조 재편이었습니다. 올해 3월에는 김형기 대표 사퇴 이후 기우성 부회장과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의 투톱 체제로 경영진도 재편했습니다. 그런데 새 체제가 출범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회사는 창사 첫 노조라는 또 다른 변화에 직면했습니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더 선명해집니다. 셀트리온의 올해 성적표는 오히려 최고였습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450억원, 영업이익은 32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영업이익은 115.5% 늘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8.1%였습니다. 신규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와 유럽 입찰 증가, 북미 처방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고, 합병 이후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 구조도 개선됐습니다.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확대까지 이어지며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회사 안에서 감지된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유니트리온은 창립 선언문에서 “가짜 소통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노조가 내세운 핵심 요구는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PS) 산정 기준과 협상 중심의 임금 결정 체계였습니다. 여기에 GMP 기준에 맞는 정규 인력 충원과 ‘인원 돌려막기’식 순환 근무 개선, 복지 확대, 유연근무 형평성 확보, 통제 중심 문화 개선도 함께 요구했습니다. 임금 문제를 넘어 조직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셀트리온은 “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존중하며 관련 절차에 성실히 대응하겠다”며 “안정적 운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과의 소통과 책임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오 산업은 오랫동안 전문직 중심 문화가 강해 제조업식 노사관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셀트리온까지 노조 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이 공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의 첫 노조는 단순히 무노조 원칙이 깨졌다는 사건이 아닙니다. 최대 실적과 글로벌 확장이라는 성장 서사 속에서도 구성원들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무노조의 시대가 끝났다면, 이제 시장이 묻는 것은 노조의 존재가 아니라 경영이 그 목소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입니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셀트리온의 다음 25년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