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근로자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사 차원의 조업 중단을 결정하고 전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에 착수했다. 생산 차질 부담보다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린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부터 5일까지 일부 필수 공정을 제외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특별 안전점검과 안전교육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대상은 추진제와 장약을 생산하는 대전·보은·여수 사업장과 K9 자주포, 장갑차, 항공엔진 등을 생산하는 창원 1·2·3사업장, 대전·판교·아산 연구개발(R&D) 캠퍼스 등 전국 9개 사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여러 생산거점의 조업을 동시에 중단한 것은 2023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한화디펜스를, 2023년에는 ㈜한화 방산부문을 잇달아 흡수하며 국내 대표 방산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번 결정은 생산 일정과 납기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안전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일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후속 대응 성격이 짙다. 당시 대전사업장 세척공실에서 원인을 조사 중인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방산 생산 현장의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회사 역시 기존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성이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사고와 같은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보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특별 점검을 실시하게 됐다”며 “점검 결과를 토대로 안전혁신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각 사업장에서는 화재·폭발 위험요소와 중대재해 가능성, 시설물 안전 상태, 위험성 평가 결과, 과거 사고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생산설비와 작업환경, 구조물 전반에 대한 재점검은 물론 최근 3년간 위험성 평가에 따른 개선 조치와 후속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화약류를 생산·취급하는 대전·보은·여수 사업장은 점검 강도를 한층 높인다. 공실별 보호구 관리 상태와 접지 설비, 온·습도 유지 현황, 치공구 관리 실태, 안전장비 노후화 여부 등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저장시설과 폐화약 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비상 상황을 가정한 대응훈련도 병행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진제 생산·취급 공정에 대한 무인자동화 확대 검토에 착수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 개선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일부 고위험 공정에는 자동화 설비가 도입됐거나 구축이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공정까지 범위를 넓혀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반복적인 인적 위험을 줄이고 작업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임직원 대상 특별 안전교육도 함께 실시된다. 이를 위해 사업장별로 국내외 유사 사고 사례를 공유하고 작업중지권 행사 절차, 비상 대응 매뉴얼 등을 교육하기로 했다. 조직별 비상대응 체계도 다시 점검해 실제 사고 발생 시 대응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점검 범위를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임팩트, YNCC 등 석유화학 계열사는 오는 10일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책임지는 자체 점검단을 꾸려 생산공정과 작업 현장, 환경안전 관리체계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