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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퀴즈 출연한 젠슨 황…한국서 기업인 넘어 스타가 되다

예능 프로그램 첫 출연부터 페이커 만남·삼쏘 회동까지 화제
반도체 CEO 넘어 글로벌 아이콘으로…AI 시대 달라진 리더십
게임·반도체·플랫폼·인재까지…한국 향한 관심에 담긴 메시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어제 못 간 3차 노래방을 유퀴즈에서 왔습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예능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남긴 이 한마디는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이자 AI 혁명의 중심에 선 인물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농담을 건네는 모습은 기존의 기업인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보여준 황 CEO의 행보를 돌아보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장면에 가깝다. 그는 한국에 도착한 이후 기업 총수들만 만난 것이 아니라 게이머와 개발자, 스타트업 관계자, 대학생, 일반 시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AI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인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6일 방송가와 IT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tvN 대표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를 마쳤다. 엔비디아 창업 과정과 성장 스토리, AI 산업의 미래, 인재에 대한 철학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사진 속 황 CEO는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가죽 재킷 차림으로 방송인 유재석과 나란히 서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유재석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린 모습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수장의 권위보다 친근함이 먼저 느껴졌다.

 

더 큰 관심을 모은 것은 공개 영상이었다. 황 CEO는 음악에 맞춰 가볍게 춤을 추며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세계 AI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이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춤을 추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온라인에서는 “역대급 유퀴즈 게스트”, “정말 본방송이 기다려진다”, “AI 시대의 슈퍼스타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번 방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일정 하나하나보다 그 동선이었다. 황 CEO는 전통적인 글로벌 CEO처럼 회의실과 행사장을 오가는 데 그치지 않았다. 게임과 문화, 산업과 기술, 기업과 대중을 연결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방한 첫날인 5일 황 CEO가 가장 먼저 찾은 곳도 회의실이 아닌 서울 마포구의 한 PC방이었다. 그는 세계적인 e스포츠 스타이자 T1 소속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을 만나 최신 그래픽카드와 노트북 교환권을 선물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기업이지만 출발점은 게임용 그래픽카드였다. 5일 황 CEO가 방한 첫 일정으로 게이머와 만난 것은 엔비디아 성장의 출발점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황 CEO는 현장 팬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라기보다 유명 스포츠 스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날 저녁에는 서울 홍대의 한 삼겹살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났다. 이른바 ‘삼쏘(삼겹살·소주) 회동’으로 불린 이 자리 역시 큰 화제를 모았다. 구광모 회장이 직접 고기를 굽고, 이해진 의장이 깻잎쌈 먹는 방법을 알려주고, 최태원 회장이 참석자들의 잔을 채우는 모습은 공식 행사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황 CEO 역시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고 코리아(Go Korea), 고 SK, 고 LG, 고 네이버”를 외쳤다.

 

겉으로는 편안한 식사 자리였지만 재계는 이를 가볍게 보지 않았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LG, 네이버는 각각 AI 반도체와 제조, 로봇, 플랫폼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글로벌 AI 산업의 핵심 축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황 CEO와 최태원 회장의 협력 관계는 최근 AI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HBM을 공급하고 있으며 양측 협력은 AI 데이터센터와 제조 AI,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LG와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가 구상하는 미래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LG는 제조 현장과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분야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소버린 AI 구축에 나서고 있다. 황 CEO의 행보는 식당 밖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시민들에게 HBM칩 과자와 도넛, 바나나우유를 나눠주고 사인 요청에도 응했다. 세계 AI 산업을 움직이는 기업의 수장이 거리에서 시민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인상적이었다.

 

7일에는 잠실야구장을 찾아 두산 베어스 경기 시구에도 나선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이후 게임업계 관계자와 AI 스타트업, 대학생들과의 만남도 이어진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한이 단순한 비즈니스 출장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이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일 뿐 아니라 게임과 콘텐츠, 플랫폼, 제조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점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황 CEO는 입국 직후 “한국에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한국을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AI 시대를 함께 만들어 갈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젠슨 황은 반도체 업계에서 주로 알려진 기업인이었다. 그러나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그는 기술 혁신의 상징이 됐고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과 야구장, 게임 행사에서도 환영받는 글로벌 스타가 됐다.

 

이번 방한은 그런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술은 더 이상 연구실과 데이터센터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업과 문화, 콘텐츠와 일상을 연결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PC방과 삼겹살집, 예능 프로그램과 야구장을 오간 황 CEO의 동선은 한국이 AI 산업의 중요한 무대가 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술과 산업, 대중문화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시대. 젠슨 황은 그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인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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