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수)

  • 흐림동두천 24.7℃
  • 흐림강릉 27.0℃
  • 서울 24.6℃
  • 대전 26.0℃
  • 흐림대구 28.2℃
  • 울산 27.5℃
  • 흐림광주 26.8℃
  • 흐림부산 26.3℃
  • 흐림고창 25.5℃
  • 구름많음제주 29.1℃
  • 흐림강화 24.0℃
  • 흐림보은 26.0℃
  • 흐림금산 27.5℃
  • 구름많음강진군 26.9℃
  • 흐림경주시 28.4℃
  • 흐림거제 26.0℃
기상청 제공
메뉴

LG유플러스, 2030년 AIDC 5조원 수주…AI 인프라 표준 제시

GPU보다 데이터센터가 부족한 시대
수도권 유일 200MW 확보…AI 인프라 경쟁 본격화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총출동한 ‘원 LG’ 전략 가동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생성형 AI 열풍이 본격화된 초기에는 고성능 GPU 확보가 최대 과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반도체를 구해도 이를 수용할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 AI 산업의 병목현상이 반도체에서 전력과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수십조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AI 경쟁력의 핵심이 연산 능력에서 인프라 운영 능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자들은 물론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까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결국 승부는 누가 더 많은 서버를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안정적인 전력과 냉각 인프라를 확보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가 경기 파주에 조성 중인 AI 데이터센터(AIDC)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LG유플러스는 5일 파주 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차세대 AI 인프라 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누적 수주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표면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 계획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미는 더 크다. 단순한 서버 임대 사업자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을 설계하고 구축하며 운영까지 담당하는 ‘AI 팩토리 오퍼레이터(AI Factory Operator)’로 변신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내세운 전략의 핵심은 ‘The ACE on Trust’다. 구축 속도(Agility), 전력 규모(Capacity), 냉각 효율(Efficiency)을 운영 안정성(Trust) 위에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력이다. AI 데이터센터 경쟁의 본질은 결국 전력 확보 경쟁으로 귀결된다. GPU는 돈을 들이면 구매할 수 있지만 전력은 다르다. 송배전망과 인허가, 부지 확보 문제까지 얽혀 있어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

 

파주 AI 데이터센터가 확보한 200MW 전력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수도권에서 200MW 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한 AI 데이터센터는 사실상 파주가 유일하다. 과거 30MW급 데이터센터가 대형 시설로 평가받았지만 AI 시대에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100MW를 넘어 200MW 이상급 시설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서비스가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대규모 전력 확보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학습은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이뤄지지만 추론은 서비스가 운영되는 동안 24시간 계속된다. 결국 AI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전력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현재 최신 GPU 확보 기간은 수개월 수준이지만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통상 3~4년이 소요된다. AI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부족이 사업 확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표준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 공법을 도입했다. 주요 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건설 기간을 줄이고 고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냉각 기술도 차별화 포인트다. AI 서버에 장착되는 GPU는 일반 서버보다 훨씬 높은 열을 발생시킨다. 냉각 효율이 떨어지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운영 비용도 늘어난다.

 

파주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초로 하이퍼스케일급 시설에서 공랭식과 액랭식을 동시에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했다. 특히 LG전자와 협력해 구축한 액체냉각 기술은 냉각수를 GPU 칩에 직접 공급하는 D2C(Direct to Chip) 방식이다. 회사 측은 자체 실증 결과 기존 공기냉각 대비 약 24% 높은 에너지 효율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원 LG(One LG)’ 전략이다. 냉각 설비는 LG전자, UPS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맡는다. 고전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DC 800V 배전 시스템은 LS일렉트릭과 공동 개발 중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하는 AI 기반 데이터센터 운영 시스템까지 결합된다.

 

이는 단순한 계열사 협업을 넘어 AI 인프라 국산화 전략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현재 AI 데이터센터 핵심 장비 시장은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다. LG유플러스는 파주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반응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파주 AI 데이터센터 1동은 입주 계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데이터센터 공급보다 AI 인프라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 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AI가 일상이 되는 시대에는 이를 뒷받침할 전력과 데이터센터 역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 된다.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데이터센터는 심장이다.

 

LG유플러스가 파주에서 시작한 도전은 단순한 시설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 시대 인프라 주도권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파주 프로젝트는 그 경쟁의 최전선에서 국내 AI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오늘의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