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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위클리] “젠슨 황에서 이재용·최태원까지”…CEO 무대가 바뀌고 있다

젠슨 황 방한이 비춘 한국 AI 생태계…최태원·정의선·구광모와 미래 산업 점검
이재용은 유럽으로, 최태원은 일본으로…글로벌 현장에서 성장 해법 모색
정용진은 책임경영, 한화·롯데·빗썸·카카오는 리스크 관리…CEO 역할 확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인공지능(AI)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 AI 동맹을 점검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해외 현장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모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표이사 명부에 이름을 올리며 책임경영 강화를 선언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롯데홈쇼핑, 빗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안전과 지배구조, 사법 리스크라는 과제와 마주했다. AI 경쟁과 책임경영이 교차한 CEO들의 한 주였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인물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였다. 4박5일 방한 일정은 사실상 한국 AI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과정에 가까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찬을 가진 데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김택진 엔씨 대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주목할 점은 만남의 형식이다. 회의실 대신 삼겹살집과 냉면집, PC방, 야구장, 치킨집을 찾았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협력 범위를 확대하려는 상징적 행보로 읽힌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기업을 넘어 자동차와 게임, 플랫폼, 로봇 산업까지 연결하는 생태계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이 엔비디아 아시아 전략의 핵심 축임을 다시 확인했다고 평가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젠슨 황과의 만남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재점검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로봇 사업과 제조 현장의 AI 전환은 현대차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피지컬 AI 전략 역시 자율주행과 로봇, 디지털 트윈을 핵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양사의 이해관계는 맞닿아 있다. 현대차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이번 회동은 의미 있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AI를 중심으로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LG CNS와 LG유플러스도 AI 사업 강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전장과 배터리, AI 솔루션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 회장과 젠슨 황의 만남은 LG가 제조기업을 넘어 AI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 데이터센터와 디스플레이, 전장 사업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AI가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되는 상황에서 LG 역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현장에서 미래 고객과 시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번 주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로마를 찾았다. 올해만 중국과 미국, 독일, 인도, 베트남에 이어 여섯 번째 해외 경영 행보다.

 

이 회장은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현지 기업인들과 교류하고 페라리 경영진과도 만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 공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전장 사업 협력 가능성을 점검한 것이다.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현장 중심 경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인프라 전략을 구체화했다. 그는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일본에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의 HBM과 엔비디아 GPU를 결합한 AI 팩토리 구상이다.

 

최근 젠슨 황과 잇달아 만난 최 회장은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생태계 전반을 함께 구축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을 반도체 생산 거점 후보지로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 규모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주는 행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책임경영 카드를 꺼냈다.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에 오르며 13년 만에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 논란 등을 거치며 오너 경영자의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정 회장은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수익성 개선과 스타필드 사업 확대, 미래 개발 프로젝트 추진이라는 과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재계에서는 이를 오너 책임경영 강화의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 CEO들에게 이번 주는 성장 전략보다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했던 시간이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 이후 안전경영 책임론의 중심에 섰고,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주주와의 갈등 속에서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와 마주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취업 특혜 의혹 수사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항소심 무죄 판결을 통해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를 다시 확인받았다. 서로 다른 사건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이제 시장은 실적뿐 아니라 안전과 윤리, 내부통제, 지배구조까지 CEO의 책임 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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