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경쟁 기준이 외형 성장에서 재무구조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 10곳의 2021년 1분기와 2026년 1분기 연결 재무제표를 비교한 결과 7곳은 부채비율이 상승한 반면 3곳은 이를 낮췄다. PF 리스크와 공사비 상승, 고금리 장기화로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수주 규모보다 자본 관리와 현금흐름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 10곳의 재무지표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 기업은 사업 확대와 함께 자산 규모를 키웠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자본 확충을 웃돌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자본을 확충하고 부채 증가를 억제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같은 업황에서도 자본 정책과 재무 전략에 따라 기업별 성적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부채총계가 2021년 1분기 9조3575억원에서 2026년 1분기 17조3772억원으로 5년새 8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은 24.0%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부채비율은 105.2%에서 157.5%로 상승했다. 해외 사업과 도시정비사업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도 함께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도 부채 증가율이 자본 증가율을 웃돌면서 부채비율이 219.2%에서 231.2%로 상승했다. 대우건설 역시 부채비율이 243.5%에서 277.6%로 높아졌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외형 확대와 함께 재무 부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의 부채 증가는 단순한 차입 확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솔직한 분석이다. PF 사업 확대에 따른 금융 부담과 공사원가 상승, 선투입 비용 증가, 장기화된 고금리 환경으로 운전자본 수요 등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분양시장 둔화와 현금 회수 지연까지 겹치면서 기업 간 재무구조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자본 확충과 부채 관리 전략이 기업별 재무 성적표를 갈랐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재무구조를 개선한 기업은 세 곳에 그쳤다. 롯데건설은 부채가 80.6% 늘었지만 자본도 48.2% 증가해 부채비율을 138.0%에서 129.3%로 8.7%포인트 낮췄다. 외형 확대 과정에서도 부채비율을 낮추며 재무구조를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DL이앤씨는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부채 증가율은 12.3%에 그친 반면 자본은 32.9% 늘면서 부채비율을 103.5%에서 87.5%로 16.0%포인트 낮췄다. 조사 대상 가운데 유일하게 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유지하며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록했다. 한신공영도 부채는 2.7%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자본은 40.2%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을 183.8%에서 134.6%로 49.2%포인트 낮췄다.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반면 일부 중견 건설사는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태영건설은 자본이 2.8%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460.2%에서 488.9%로 상승했다. 금호건설은 자본이 46.5% 감소한 반면 부채는 18.2% 증가해 부채비율이 240.6%에서 532.3%로 291.7%포인트 급등했다. 동부건설도 부채가 105.4%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122.8%에서 207.3%로 상승했다. 자본이 약화될 경우 부채비율이 단기간에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건설사들의 재무구조가 뚜렷하게 엇갈렸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10개사 가운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 금호건설, 동부건설 등 7곳은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반면 DL이앤씨와 롯데건설, 한신공영은 부채비율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한 업황에서도 자본 정책과 부채 관리 전략에 따라 기업별 재무 성적표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주택 경기 회복과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PF 리스크와 공사원가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 관리와 자본 확충 능력, 우발채무 관리가 기업 경쟁력과 신용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의 부채비율이 변화하는 것은 국내 건설업계의 경쟁 축이 외형 성장에서 재무구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조사 대상 10개사 가운데 7곳의 부채비율이 상승한 반면 3곳은 이를 낮췄다. 수주 규모보다 자본 관리와 현금흐름, 부채 관리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이번 5년간의 재무지표 변화를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