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K-라면 수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지난 5년은 국내 라면업계의 재무제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남겼다.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 등 라면 3사는 나란히 매출 외형이 커졌지만 성장 과정에서 선택한 투자 전략은 제각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 3사3색을 나타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설비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등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한 라면회사가 있는가 하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둔 기업도 있었다. 같은 시장 환경에서도 자금 운용 방식에 따라 재무지표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토대로 삼양식품과 농심, 오뚜기의 2021년 1분기와 2026년 1분기 재무현황을 비교한 결과, 이들 라면 3사 모두 부채와 자본 규모는 확대됐다. 다만 증가 폭과 재무구조의 변화 양상은 회사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라면 3사 가운데 변화의 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삼양식품이다. 부채총계는 2021년 1분기 2256억원에서 올해 1분기 9815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도 3547억원에서 1조405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해외 생산거점 투자도 확대된 영향이다.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투자 규모가 커졌고, 수익 증가에 힘입어 자기자본도 빠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부채비율은 2021년 63.6%에서 2026년 69.8%로 6.2%포인트(p) 상승했다. 차입 규모는 커졌지만 자본도 함께 확대되면서 재무구조의 급격한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해외 시장 확대에 맞춘 투자 기조가 재무제표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농심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부채총계는 2021년 1분기 7399억원에서 2026년 1분기 1조804억원으로 46.0% 증가했고, 자본총계는 2조785억원에서 2조9229억원으로 40.6% 늘었다. 외형은 꾸준히 커졌지만 재무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부채비율도 35.5%에서 36.9%로 1.5%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투자 확대보다는 기존 사업 기반을 다지며 안정적인 재무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의 재무 흐름은 앞선 두 회사와 달랐다. 부채총계는 2021년 1분기 1조892억원에서 2026년 1분기 1조4813억원으로 35.9% 증가했다. 반면 자본총계는 1조4480억원에서 2조2237억원으로 53.5% 늘어나 부채 증가 속도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1년 75.2%에서 올해 66.6%로 8.6%포인트 낮아졌다. 비교 대상인 세 회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개선된 곳은 오뚜기가 유일했다.
식품계 한 관계자는 "최근 5년은 라면업계의 성장세 만큼이나 투자 방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시기였다"며 "해외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은 재무 규모가 빠르게 커졌고,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한 기업은 부채비율 변화도 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라면 3사의 재무제표 분석에서 성장 과정에서 선택한 경영 전략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삼양식품은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 필요한 투자를 늘리며 외형을 키웠고, 농심은 안정적인 재무 운용 기조를 이어가는 양상이 뚜렷했다.
또 오뚜기는 자본 증가 폭이 부채 증가 폭을 웃돌면서 재무 안정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K-라면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도 투자 방식과 자금 운용 전략에 따라 재무지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