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까지 늘었던 재산분할금은 파기환송심에서 4000억원 넘게 줄었지만 최 회장 측은 상고장을 냈다. 2017년 시작된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9년째 이어지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전날 서울고법 가사1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대리인단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부부의 분할 대상 재산을 약 2조9000억원으로 계산했다. SK와 계열사 주식, 부동산 등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노 관장 몫을 3분의 1인 약 9670억원으로 잡았다. 여기에서 노 관장이 별도로 가진 재산 약 230억원을 빼 최 회장이 지급할 금액을 9440억원으로 정했다.
처음 나온 판결과는 금액 차이가 크다. 2022년 12월 1심은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인정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혼인 과정에서 함께 만든 재산이 아니라고 보고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지난 2024년 5월 항소심에서는 SK 주식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다. 재판부는 30년 넘는 혼인 기간 노 관장이 가사와 자녀 양육을 맡았고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도 기여했다고 봤다.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넣으면서 재산분할금은 1조3808억원으로 늘었다. 위자료도 20억원으로 올라갔다.
항소심이 노 관장의 기여도를 계산할 때 반영했던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은 대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불법적으로 조성된 돈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산분할 부분은 다시 심리하도록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위자료 20억원은 확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비자금 300억원을 기여도에서 제외했다. 항소심에서 35%였던 노 관장의 몫은 33.3%로 낮아졌다. 다만 최 회장의 SK 주식을 나눠야 할 재산으로 본 판단은 바꾸지 않았다.
주식 가격은 환송 전 항소심 변론이 끝난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올해 6월 26일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두 시점 사이 오른 SK 주가는 분할 비율에 반영했다.
최 회장 측은 비자금 300억원이 빠진 뒤에도 노 관장 몫을 33.3%로 정한 근거와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 등을 대법원에서 다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새로 판단하기보다 파기환송심이 재산분할 과정에서 법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를 살피게 된다.
최 회장이 판결 확정 후 지급해야 하는 9440억원은 전액 현금이다. SK㈜ 주식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다면 매각 규모에 따라 최 회장의 지분율도 낮아질 수 있다. 대규모 주식 처분이 이뤄질 경우 시장에 나오는 물량 역시 늘어난다.
재산분할금 지급이 늦어지면 이자 부담도 생긴다. 판결 확정 이후 지급하지 않은 금액에는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9440억원을 모두 지급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1년에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유학 중 만나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재판으로 넘어갔다. 이후 1심과 항소심, 대법원, 파기환송심을 거쳤다. 이번 재상고로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