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지난 한 주 재계에서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소식이 잇따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분할 소송은 다시 대법원으로 갑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3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차세대 원자로 사업을 논의했고, 구광모 ㈜LG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로봇·AI 팩토리 사업 협약을 맺었습니다. 반기보고서가 나오면서 주요 그룹 총수들의 상반기 보수도 공개됐습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455억8000만원을 받아 구자은 LS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크게 앞섰습니다.
지난주 재계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총수는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습니다.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한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14일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이었던 재산분할금은 4000억원 넘게 줄었지만 최 회장 측은 대법원 판단을 한 번 더 받기로 했습니다.
서울고법은 두 사람이 나눠야 할 재산을 약 2조9000억원으로 계산하고 노 관장의 몫을 33.3%로 잡았습니다. 항소심에서 기여도 산정에 반영됐던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은 빠졌습니다. 대법원이 불법적으로 조성된 돈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은 분할 대상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최 회장 측은 비자금 300억원을 제외한 뒤에도 노 관장의 몫을 33.3%로 정한 근거와 SK 주식을 나눠야 할 재산으로 본 것이 타당한지를 상고심에서 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7년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재산분할 소송은 1심과 항소심, 대법원, 파기환송심을 거쳐 9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습니다. 이 전 회장 측은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검찰은 계열사 직원 명의로 급여를 허위 지급한 뒤 돈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약 31억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태광CC에 골프연습장 공사비 약 6억원을 대신 내게 하고 계열사 법인카드 약 8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이 전 회장 측은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자신의 범법 행위를 떠넘기기 위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김 전 의장 측은 공소장에 적힌 사실관계는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행위를 별개 범죄로 계산하면 공소시효가 이미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재판부는 다음달 11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엽니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이 다시 마주 앉았습니다. 지난 5월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에 함께 나서기로 한 뒤 첫 경영진 회동입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는 주기기를 제작합니다. 현대건설은 설계·조달·시공을 맡습니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지분을 투자했고 2024년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가는 원자로 용기를 수주했습니다. 올해 5월에는 주기기 핵심 설비 제작·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 투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광모 ㈜LG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두 번째 만남은 미국에서 이뤄졌습니다. 지난 6월 서울에서 만난 지 두 달 만입니다. 두 회사는 이번 회동에서 로봇과 AI 팩토리, 모빌리티 분야의 전략적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LG는 내년 1분기 엔비디아의 로봇용 컴퓨팅 장치 ‘젯슨 토르’를 넣은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2027년 상반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을 이용한 첫 AI 팩토리를 구축합니다. 이듬해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MW 규모 시설을 세웁니다. 자동차에서는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에 LG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합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임직원을 향해 통큰 선물을 보냈습니다. 김 회장이 국내 임직원 6만9000여명의 집으로 보양식을 보낸 겁니다. 보양식은 삼계탕과 갈비탕, 설렁탕으로 구성했습니다. 비용 30억여원은 김 회장이 사재로 부담합니다.
김 회장이 임직원 가족에게 선물과 편지를 보내는 일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2004년부터 수능을 앞둔 임직원 자녀에게 합격 기원 선물을 보냈습니다. 지난해까지 약 8만명이 받았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는 감염된 임직원에게 꽃과 쾌유를 바라는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대기업 총수의 올해 상반기 보수도 공개되면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화제가 됐습니다. 박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455억8000만원을 받아 '연봉킹' 자리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 보수는 급여 18억2000만원, 단기성과급 61억7000만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75억9000만원입니다. 전체 금액의 80% 이상이 RSU에서 나왔습니다.
보수가 456억원 가까이 된 데는 두산 주가 상승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박 회장은 2023년 두산 주식 3만2266주를 RSU로 부여받았습니다. 당시 기준 주가 8만8016원을 적용하면 약 28억4000만원이었습니다. 올해 2월 실제 주식을 받을 때 주가는 116만5000원이었습니다. 같은 수량의 주식이 375억9000만원으로 불어난 셈입니다. 박 회장의 뒤를 이어 구자은 LS 회장은 상반기 133억300만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15억80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2억2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세인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경영과 영업 방식을 손보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은 자회사 CEO들과 연초에 짠 경영계획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연초 계획과 지금까지의 실적을 맞춰보고 계획대로 풀리지 않은 사업은 이유를 따졌습니다. 농협금융이 연간 경영계획을 중간에 다시 살펴본 것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은행의 수익기반과 비은행 부문의 시장 변동성,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그룹 여유자금 운용도 회의에서 다뤘습니다. 계열사별 사업에 머물지 않고 그룹의 자본을 어디에 배분할지도 논의했습니다. 이 회장은 자본과 고객, 사업역량을 ‘One-Firm’ 관점에서 묶어 실적으로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보험업계의 신계약 경쟁을 문제 삼는 등 쓴소리를 쏟아 냈습니다. 높은 수수료와 시책을 내걸고 새 계약을 늘리는 과정에서 승환계약과 불완전판매, 담당 설계사가 떠난 뒤 관리되지 않는 고아계약이 생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의장은 신계약을 많이 따오는 설계사를 ‘사냥꾼형’, 기존 고객을 꾸준히 관리하는 설계사를 ‘농부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교보생명이 ‘농부형’ 설계사를 꾸준히 확보하고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설계사 정착률과 보장유지율을 높여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받을 때까지 관리하는 ‘고객보장 완주’를 영업 현장에 정착시켜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