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최근 한 주는 일본 반도체 투자와 미국 철강사업, 인공지능(AI), 지분 변화 등으로 채워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반도체 공장 건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미국에서 자동차강판 생산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미국의 AI·반도체 업계 인사들과 만났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1GW급 AI 팩토리 사업을 두고 글로벌 투자사와 논의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고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부친에게 주식을 증여받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키옥시아와 반도체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옥시아를 “많은 강점을 가진 회사”라고 평가하며 미국 샌디스크와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사례도 들었다.
최 회장은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에 SK하이닉스가 포함된다면 우린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협력할 여지가 없다면 투자를 끝낼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키옥시아 지분 14.17%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본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비한 해외 공장 후보지에 일본이 포함됐다. 최 회장은 반도체 장비·소재 공급망과 제조업 기반을 일본의 장점으로 들었다. 투자 여부는 이르면 연내 결정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2029년까지 새만금에 9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틀 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했다. 미국에서 처음 들어서는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만든 철강이 현대차그룹과 다른 완성차 업체의 차세대 모빌리티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같은 날 정의선 회장과 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했다. 장 회장은 기공식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국내에서는 경쟁자이지만 글로벌로 보면 둘 다 한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회장은 호주를 찾아 현지 자원과 한국의 제련·가공 기술을 결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파운드리 스쿨’ 출범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미국 국무부의 초청을 받은 자리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AI·반도체 기업 경영진도 참석했다. 파운드리 스쿨은 미국 국무부와 스탠포드대가 반도체·AI·첨단제조·에너지 분야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신세계그룹과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함께하는 리플렉션AI의 미샤 라스킨 CEO도 자리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같은 날 네이버 1784에서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자산운용 회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네이버가 추진하는 1GW급 AI 팩토리 사업을 논의했다. 브룩필드는 1단계 200MW 사업에 최대 9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장비·인프라 조달과 고객 유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우리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2023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의 추가 매입으로 보유 주식은 1만5000주가 됐다. 첫 매입 당시 주당 1만1880원이었던 가격은 이번에 3만1800원으로 약 2.7배 높아졌다. 16개 자회사 대표를 포함한 그룹 경영진 56명도 주식을 샀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 6.9%에서 22.3%로 높아졌다.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3500억원이다.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부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주식 280만주를 증여받았다. 지분율은 6.12%에서 9.67%로 높아져 국민연금공단(7.12%)을 제치고 2대 주주가 됐다. 정 이사장의 지분은 26.60%에서 23.05%로 줄었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한다.
재벌 총수들의 법리 다툼도 많았다. 우선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가족소송 결과가 3일 법원에서 나왔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날 김영식 여사가 구 회장을 상대로 낸 재판상 파양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2월 상속회복 청구 소송 1심에서도 구 회장 측이 이겼다. 김 여사는 법적 대응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정식재판을 받았다. 정몽규 회장은 친족 관련 회사 20곳을 기업집단 지정 자료에서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 측은 해당 회사들을 사실상 지배하지 않았고 허위자료를 제출할 의도도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 회장은 또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2일 경찰 조사도 받았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은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회사 15곳을 지정 자료에서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창업회장 측은 해당 회사들에 대한 지배력이 없고 허위자료라는 인식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 소식도 시선을 끌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강 회장의 장모상 당시 농협 전·현직 임직원들이 낸 부의금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