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호반그룹 오너 2세인 김대헌 기획총괄사장이 주력 계열사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에 내정됐다. 김상열 창업주의 장남인 김 사장은 23세에 입사해 미래전략과 신사업을 맡았고 2020년부터 그룹 기획을 총괄해왔다. 이번 인사로 호반건설 이사회까지 김 사장이 맡게 됐다.
호반그룹은 2일 김 사장을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하는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 수석부회장 겸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인사는 계열사별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1988년생인 김 사장은 호반건설 주택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래전략실 전무와 경영부문장, 기획부문 대표를 차례로 지내며 그룹 사업을 익혔다. 2019년에는 액셀러레이터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해 신기술 스타트업 투자에도 나섰다. 건설 밖에서 새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이때부터 시작했다.
■ 올해 첫 현장 일정은 대한전선 당진공장=김 사장이 올해 첫 현장 일정으로 택한 곳은 대한전선 충남 당진공장이었다.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 공급하는 초고압케이블 생산라인을 살피고 AI 기반 업무 자동화 시스템과 생산라인 자동화 설비 운영 상황도 점검했다.
해외 일정도 대한전선 사업과 맞물렸다. 베트남에서는 초고압케이블 생산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는 에너지 기업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대한전선 유럽본부를 찾았다. 호주에서도 주요 고객사와 현지 사업장을 방문했다. 유럽에서 김 사장이 살펴본 사업은 해저케이블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노후 전력망 교체 분야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국가 간 전력망 연결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대한전선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24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고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2021년 호반그룹에 편입된 대한전선의 지난해 매출은 3조6360억원, 연말 수주잔고는 3조6633억원이다. 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의 연평균성장률은 각각 16.2%, 34.4%를 기록했다.
■ 지분 과반 확보 8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김 사장의 호반건설 지분율은 54.73%다. 올해 7월 호반건설이 제출한 한진칼 주식 대량보유 보고서에 나온 수치다. 다른 주주의 지분을 합치지 않아도 과반이다. 김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2018년이다. 당시 호반건설이 계열사 호반을 흡수합병했고 김 사장은 합병 신주를 받았다. 지분 과반을 확보한 지 8년 만에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된 것이다.
그동안 그룹 기획총괄사장으로 사업전략과 신사업을 챙겼다면 앞으로는 호반건설 이사회에서 중장기 성장전략과 주요 경영 사안을 다룬다. 그룹도 김 사장이 미래 비전을 위한 경영전략 수립과 실행,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계열사 사업은 전문경영인들이 맡는다. 송종민 부회장은 호반건설 대표로 도시정비사업과 서울·수도권 대형 개발사업을 챙긴다. 변부섭 건설안전부문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송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린다. 대한전선은 김준석 사장이 맡아 미국·유럽 시장 확대와 HVDC·해저케이블 사업을 이끈다. 호반산업 대표에 내정된 정성기 사장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도심 데이터센터 건설을 맡는다.
건설 실적은 김 사장이 풀어야 할 문제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2326억원으로 전년 2조3706억원보다 48.0%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716억원에서 1361억원으로 49.9% 줄었다. 분양수익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전선의 성장 흐름을 이어가면서 호반건설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풍력·태양광과 데이터센터 등 새로 넓힌 사업이 실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23세에 입사한 김 사장은 미래전략과 신사업, 그룹 기획을 거쳐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을 앞두고 있다. 지분 54.7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게 경영 책임까지 더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성적표다. 건설을 되살리고 전력 인프라와 새 사업에서 얼마만큼 숫자를 만들어내느냐에 김대헌 체제의 첫 평가가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