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한 듯 혁신 아닌” SKT 유영상 앞에 놓인 과제는

  • 등록 2025.01.10 06:10:00
크게보기

유 대표, 취임 후 디지털전환 가속…누구·T 우주 등 일부 성과
“글로벌 트렌드 답습 한계” 지적도…전략적 사업 전환 필요해

 

[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는 지난 2021년 11월 취임 후 국내 통신업계를 선도하며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매진해 오고 있다. 다만 그 결과물이 모두 긍정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업계에선 SKT의 근본적 혁신을 위해 지속 가능한 장기 비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왔다.

 

유영상 대표는 취임 이후 5G 네트워크 고도화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었다. 특히 SKT AI 플랫폼 ‘누구(NUGU)’는 스마트홈과 자동차, 헬스케어 분야로 활용 영역을 넓히며 주목받았다. 아울러 구독 경제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 통합 구독 플랫폼 ‘T 우주’를 출시하며 새로운 수익원 창출 시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러한 노력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SKT의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조 53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333억 원으로 7.1% 개선됐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는 단순히 기존 사업 연장에 기인한 결과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T 우주 역시 단기적 수익 다각화엔 기여했지만 시장에서 소비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요소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거기다 유 대표 경영 전략은 기존 통신사 중심적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5G 기술 고도화, 구독 경제로의 전환 등은 이미 업계에서 당연시되는 과제에 불과하며, 글로벌 IT 기업들이 선제 도입한 모델을 단순히 따라가는 수준이란 지적이 많다.

 

특히 SKT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경쟁사와 유사한 혜택, 부족한 가격 경쟁력은 소비자들을 SKT로 유인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확대란 외형적 성과가 있지만 실제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구독 서비스가 효과적인지는 불확실하다.

 

또한 유 대표는 향후 AI 및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며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SKT는 AI 반도체 개발과 AI 기반 솔루션 확대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에선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협력해 통합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 역시 혁신보단 업계 트렌드를 답습하는 수준이란 평가다. AI 및 클라우드 사업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장악한 분야다. SKT가 단순한 투자로는 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현재 펴고 있는 전략은 대규모 자본과 협업에 의존하고 있어 자체 기술과 플랫폼 독자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유영상 대표는 취임 이후 다양한 신사업에 속도를 내며 SKT를 재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 시장 경쟁 심화와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 공세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면 유 대표의 리더십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혁신과 더불어 소비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하는 것이 SKT 뿐 아니라 모든 통신기업의 과제”라며 “단순한 기존 사업 모델 디지털화가 아닌 신규 시장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낼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창수 기자 charles@seoultimes.news
Copyright @서울타임즈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





(주)퍼스트경제 / 이메일 box@seoultimes.news / 제호 : 서울타임즈뉴스 / 서울 아53129 등록일 : 2020-6-16 / 발행·편집인 서연옥 / 편집국장 최남주 주소 : 서울시 강동구 고덕로 266 1407호 (고덕역 대명밸리온) 대표전화 : (02) 428-3393 / 팩스번호 : (02) 428-3394. Copyright @서울타임즈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