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사무직 근무와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은 단순 근육통이나 일시적인 피로로 생각해 방치하지만, 특별한 외상 없이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석회화건염’을 의심해야 한다.
석회화건염은 어깨 힘줄(회전근개)에 칼슘 성분이 쌓이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석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큰 불편이 없을 수 있지만, 분해•흡수 과정에서 신경을 자극하면서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이 통증은 밤에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고, 팔을 조금만 움직여도 견디기 어려운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깨의 반복 사용, 혈액순환 장애, 퇴행성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미루면 석회가 커지고 염증이 심해져 만성 통증이나 운동 범위 제한, 나아가 오십견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석회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방법이 우선 적용된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치료가 효과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체외충격파는 고에너지 충격파를 석회 부위에 가해 석회질을 분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조직 재생을 돕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어 부담이 적다.
그러나 석회 크기가 크기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또는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장기간 방치할 경우 어깨 관절이 점점 경직되어 운동 범위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석회화건염은 환자가 겪는 통증 강도에 비해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수개월 내 회복이 가능하다.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야간 통증으로 수면에 어려움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어깨 근육을 강화하고 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업무를 할 경우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무리한 어깨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규칙적인 어깨 운동을 통해 회전근개 근육을 강화하면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석회화건염은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어깨 통증 뒤에 숨어 있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극심한 어깨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전문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당연세병원 강항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