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2.50% 3회 연속 동결…‘집값·환율’ 불안 영향

  • 등록 2025.10.23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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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화위원회 10월 본회의 ‘금리 동결’ 결정
가계대출 추이 따라 늦어도 내년초 인하 유력
한은 총재도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안 지펴”
정부 부동산 억제책과 공조...1,430원대 환율 부담
"인하 기조 유지하되 금융안정 등 시기 결정"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기준금리가 3회 연속 2.5% 동결됐다. 집값 급등과 환율 불안 등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반기 들어 7월과 8월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세번째 연속 동결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넘나드는 등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금리 동결은 6·27, 9·7 대책 등 정부의 기존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10월 둘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보다 0.54%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에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한도를 2억~4억원으로 더 줄이는 조치를 내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총재 발언과 함께 금리 동결 배경을 주택시장 안정과 금융 안정 우선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 불안도 금리 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1431원으로 5개월 반 만에 1430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어 외환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금리 인하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이번 금리 결정으로 한은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11월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또 올해 상반기 2월과 5월에도 금리를 낮추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왔다. 건설·소비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춘 조치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를 3차례 연속 동결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환율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금융권에 따르면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1조원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시 가계부채와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 재개에 신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최근 집값 상승과 금융 안정 측면에서 11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원은 “10·15 부동산 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한미 무역협상 관련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경우 11월 0.25%포인트 인하 후 내년 금리는 동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성미 기자 hherli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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