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한미사이언스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이 세계적인 암학회 무대에서 차세대 항암신약 연구 성과를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R&D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 함암 신약은 비만·대사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신약개발 역량을 토대로, 암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할 차세대 모달리티 영역까지 연구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29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암학술대회 ‘AACR-NCI-EORTC 2025’에서 5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 형태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EP300 선택적 분해제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 ▲STING mRNA 항암신약 ▲p53 mRNA 항암신약 ▲YAP/TAZ-TEAD 저해제 등 한미가 집중 개발 중인 핵심 항암 파이프라인을 총망라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한미의 신규 모달리티 ‘표적 단백질 분해(TPD)’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EP300 선택적 분해제다. 이 신약은 EP300 단백질 의존성 암세포와 CBP 변이 암세포를 선별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 원리로 작용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해당 후보물질이 전립선암 이종이식 동물모델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EP300 단백질을 표적하는 약물은 구조적 유사성 탓에 개발 난도가 높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선택적 분해기전을 구현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다른 발표에서는 RAS 돌연변이 암의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는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의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HM101207은 SOS1과 KRAS의 결합을 차단해 KRAS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 후보로, 다양한 KRAS 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여러 RAS-off 저해제와 병용 시 강력한 항암 시너지 효과를 보여 글로벌 병용요법 신약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mRNA 플랫폼 기반 항암신약 2종(STING mRNA·p53 mRNA)의 비임상 성과도 발표했다. STING mRNA 항암신약은 암세포 내에서 STING 단백질을 직접 발현시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존 STING 작용제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면역항암 접근법이다. 한미는 대장암·폐암 모델에서 단독 투여만으로 유의미한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p53 mRNA 항암신약은 종양억제 유전자 p53의 기능을 복원시켜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는 치료제로, 폐암 및 난소암 동물모델에서 화학요법제(파클리탁셀·아브락산)와 병용 시 우수한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특히 내성 세포에서도 효과를 보여 향후 병용 항암요법의 새로운 옵션으로 주목된다.
이와 함께 발표된 YAP/TAZ-TEAD 저해제는 Hippo 경로 변이로 인해 과활성화된 YAP/TAZ 신호를 억제하는 치료제로, 중피종 세포주에서 탁월한 성장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동물실험에서는 경쟁약물 대비 독성 지표가 낮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입증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전무)은 “한미의 항암 파이프라인은 표적 단백질 분해(TPD), 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단일도메인항체(sdAb) 등 차세대 모달리티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혁신 기술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글로벌 혁신신약 엔진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