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제조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E-FOREST TECH DAY(이포레스트 테크 데이) 2025’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현대차·기아는 화성과 울산 사업장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그룹의 스마트팩토리 비전과 혁신 기술을 집약적으로 선보인 자리였다고 6일 밝혔다.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는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가 주관하고 협력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표 기술 전시회다. 이 전시회는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지난 10월 화성공장에서 48개 기술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3일간 울산 제조솔루션 시운전공장과 글로벌 트레이닝센터(ME-GTC)에서 177개의 혁신 제조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Innovation in Action(혁신을 실행하다)”를 슬로건으로, 연구개발부터 생산현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현대차그룹의 기술 혁신 생태계를 실감나게 보여줬다.
현대차·기아는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을 실제 공장에 적용하고, 다시 현장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는 ‘선순환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다. 의왕연구소는 미래 제조기술의 비전과 성과를 제시하고, 화성과 울산 등 생산공장은 이를 검증·고도화하며 현장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테크 데이 역시 완성된 양산 기술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 실무자들이 직접 체험하며 새로운 기술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전시는 ▲자동화 혁신 ▲제조 지능화 ▲친환경·안전 ▲신모빌리티 등 4대 분야로 구성됐다. 자동화 혁신 분야에서는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기술들이 주목받았다. ‘와이어링 공급 자동화’는 로봇이 복잡한 전선 다발을 차량에 정확히 장착하는 기술이다. ‘고가반 로봇 활용 AGV 차체 라인’은 무인 운반차(AGV)와 고정밀 로봇을 결합해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도 샌딩/폴리싱 자동화 시스템’은 도장면을 로봇이 정밀하게 다듬어 외관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상도 샌딩/폴리싱 자동화 시스템’은 완성차의 표면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제조 지능화 분야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중심에 섰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SPOT’을 활용한 설비 예지보전 시스템(PHM)은 진동, 온도, 가스 누출 등을 실시간 감지해 고장을 사전 예방한다.

‘NVIDIA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은 실제 공장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설비 이상을 미리 탐지하고 효율적인 시뮬레이션을 가능토록 했다. 또 ‘SLM 기반 지능화 시스템’은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소형 언어모델을 통해 설비 고장을 대화형으로 진단·해결하는 AI 운영 기술이다.
친환경·안전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 스마트 안전센서’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컬러·적외선·열화상 카메라를 결합한 융합 센서다. 또 AI 알고리즘을 통해 작업자와 사물을 구별하고 로봇 충돌, 지게차 사고 등을 방지한다. 이는 작업자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융합형 산업안전 기술로 평가받았다.
신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초경량 소재, 정밀 성형, 3D 프린팅 등 차세대 제조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특히 맞춤형 부품 제작과 신소재 활용을 통한 경량화 기술은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의 생산 효율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E-FOREST’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를 융합한 ‘SDF(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개념을 실현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공장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해 고객 맞춤형 차량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체계다. SDF가 완전히 도입되면 신차 개발과 생산 준비 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설비 투자비와 생산비용이 절감되며, AI 기반 품질관리로 차량 완성도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협력사 대상 ‘스마트 제조 기술 세미나’도 함께 열렸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들이 그룹의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스마트팩토리 전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협력사와의 상생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관계자는 “올해 테크 데이는 혁신 기술의 실용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검증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그룹과 협력사가 함께 글로벌 제조업 혁신을 선도하는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E-FOREST TECH DAY 2025’는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미래형 제조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며, AI·로봇·데이터가 융합된 새로운 생산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