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2025년 1월 16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제32대 협회장 선거가 개최된다. 사실 올해 배드민턴협회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내홍을 겪었다. 여자 단식 부문에서 28년만의 금메달을 한국에 안긴 안세영 선수가‘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대회출전 문제’등 작심발언을 통해 폭로한 내용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전파되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를 통해 협회 운영의 문제점들도 드러났고, 여러 의혹들도 불거지며 국민들의 시선도 점차 차가워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에 열리는 제32대 협회장 선거는, 지금 배드민턴 협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해나갈 인물은 누구일지가 가장 큰 관건이 되고 있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의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전경훈 대표의 출마 소식은 바로 그러한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전경훈 대표는 본래 약사로서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약국을 10년 넘게 해온 인물이다.
명절도 거르지 않고 근무를 하면서 항상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밥 문제였고, 이를 직접 해결해보려 요식업에 진출, 국밥 전문브랜드인 ‘열정국밥’을 창업해 불과 2년 만에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 매출액 1위, 235개의 가맹점을 가진 거대 기업으로 키워내 자신의 역량을 증명한 바 있다. 그리고 경영인으로 바쁘게 살아온 그 과정에서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하고자 생활체육을 접하게 됐고,‘배드민턴’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 기업의 이익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해져 지난해 7월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이하 실업연맹)’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실업연맹 회장으로서 활동해 온 전경훈 대표는 그리 오래지 않은 임기였음에도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 대부분을 이미 지켜냈다. 이에 대해 전경훈 대표는 “가장 핵심적인 공약은 엘리트들이 참여하는 배드민턴 대회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이는 부분이었습니다. 1년에 4차례 열리는 실업연맹 대회에 처음으로 상금제도를 도입하고, 대회의 인지도를 높이고 팬덤을 형성하고자 팬 사인회와 각종 행사들을 열면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사실 단적으로 보면 국민들에게 배드민턴의 저변이 결코 작지 않음에도, 상대적으로 엘리트 체육으로서는 여타 스포츠에 비해 소외 받고 있는 편이었죠. 저는 그것이 이 종목의 사업적인 영역을 이끌 촉매제가 없었기 때문이라 판단했고, 이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많은 활동을 펼쳐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던 만큼, 그 발전과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온 전경훈 대표. 그런 그였던 만큼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들에 전 대표는 더욱 깊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전국의 수많은 엘리트 체육인들 가운데 0.01%의 뛰어난 일부만이 실업 선수가 될 수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람만이 국가대표가 될 자격을 얻습니다. 그렇게 저마다의 국가에서 모인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 올림픽에서 정상을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고, 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말 가슴 벅차게 만드는 일이죠.
그런데 그런 선수가 자신에게 최고로 영광스러웠을 자리에서 보였던 눈물, 그 안에 담겨 있었을 오랜 시간 동안의 고통과 힘겨움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기에 이번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사실 출마 전까지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지금 협회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었고, 그에 대해선 내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게 됐죠”라고 말했다.
전경훈 대표가 찾은 답은 ‘회장다운 회장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건 단순히 돈이 있다고 해결되는 것도, 명성이 높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죠. 복잡한 조직 구조, 이런저런 관계들이 얽혀 있는 협회에서 회장이라는 직무는 엘리트와 생활체육 양쪽 모두에 이해도가 있어야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참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저는 최근 문제가 불거지게 된 요인이 시대의 변화를 기성세대들이 잘 캐치해내지 못했다는 데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괜찮게 넘어갔던 일이라도 지금은 허용되지 못하는 일이 된 것들도 많고, 개인의 상업적인 자유와 같은 부분에서도 바깥에서는 이미 크게 변화해 있는데, 협회 내에서는 지나치게 규제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보였죠. 모든 발전은 불편을 극복, 개선하려는 데에서 나옵니다. 협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러한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협회 회장은 변화라는 흐름을 막아 서려는 두터운 벽을 향해 앞서서 몸 부딪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설득과 조율의 과정을 거쳐야하겠지만, 마음가짐만은 그렇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한국 배드민턴이 지금보다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선, 국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하는 건 재미있다’라는 범주에 속해 있었던 사람들의 생각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라는 자리에 옮겨 놔야 하는 거죠. 배드민턴을 보는 일이,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곳에 있는 일이, 놀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해서 재미있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수들이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선수들을 보며 관중들도 재미를 느끼고, 관중들의 시선이 모인 곳에서 스폰서 기업들도 이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배드민턴을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로 만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전경훈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 배드민턴은 그 어느 때보다 잘 해 나가고 있고,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활체육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안세영 선수가 여자 단식 부문에서 28년만의 금메달을 획득했죠. 앞으로의 목표는, 이 배드민턴을 당구나 배구, 야구, 테니스처럼 ‘폼나는 스포츠’로 만드는 게 회장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경훈 대표는 “배드민턴의 가치를 높여 나가기 위해선 먼저 회장부터 그 가치를 잘 알고, 그 방향을 가리킬 수 있어야겠죠. 그리고 그러한 부분에서 제가 가진 강점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며 “기업이라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세밀한 조정과 조율, 협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왔던 경험이 결코 무의미하진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 너무나 잘 하고 있는 한국 배드민턴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습니다”라며 출마의 소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