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병주 회장 사재출연한다...홈플러스 채권단과 협상 물꼬 트일까?

  • 등록 2025.03.16 18: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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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등 채권단, 김병주 MBK 회장 사재출연 발표에 채권단 등 일단 '신중모드'
출연 규모 따라 회생 협상 난이도 결정될듯…"채권단 고통분담 사재출연 평가 달려"
금융 채무 2조원 달해 정상적인 영업활동 위해선 최소 1조원 웃도는 자금 지원 필요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김병주 MBK파트너스(이하 MBK)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사재 출연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MBK는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회생과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이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16일 발표했다. 하지만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MBK측이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을 발표한 것은 지난 4일 홈플러스·MBK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후 불거진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 채권자들의 강한 반발을 진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 관련 금융권의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는 1조4000억대로 알려졌다.

 

이중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을 집행한 금융권 최대 채권자다. 금리는 연 8%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 잔액은 1조2000억원 선이다. 나머지는 KB국민은행 547억원, 신한은행 289억원, 우리은행 270억원 등이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은 홈플러스 정상화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홈플러스·MBK의 회생 계획안 마련을 위한 협상 물꼬로 작용할 가능성도 기대된다. 홈플러스·MBK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회생계획안엔 채권단의 협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앞서 홈플러스·MBK는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 신청이후 별다른 자구 노력을 보이지 않아 채권단과의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하지만 이번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방침에 힘입어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4일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 매장의 가치가 5조원 안팎에 달하는 만큼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홈플러스 임직원과 입점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한 일방적인 담보권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또 홈플러스는 매달 정산해야 하는 상거래 채권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매달 납품 대금으로 평균 3000억∼3500억원이 지출된다. 임직원 월급은 560억원씩 매달 나가고, 임대점주(테넌트)에 정산해주는 매출액은 500억∼700억원이다. 수도·전기세 등 기타 비용도 필요하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2조원대 금융채무가 동결됐지만 영업을 통한 현금수익 이외의 자금조달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따라서 이같은 자금 유동성을 감안,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기 위해선 최소 1조원을 웃도는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와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를 '손절'하는 게 아니라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1조원은 내놔야 밀린 대금을 해결하고, 고용 불안 없이 안정적으로 홈플러스가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회생에 돌입하면 채권단이 고통 분담을 위해 채무 조건을 완화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 조건과 수준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에 대한 시장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연옥 기자 box@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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