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줄고 가격 껑충”…저출생이 몰고온 ‘소호시장 악순환’

  • 등록 2025.06.23 1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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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 발간
디지털 전환, 고령화, 저출생 등 소비 환경 변화가 소호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력 필요, 일부 업종의 쏠림과 양극화는 위험 요인
소호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 및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책을 모색할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소상공인 시장이 저출생과 고령화, 디지털 전환 등 구조적 소비 환경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일부 업종의 침체와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후조리원 등 영유아 관련 업종은 수요 감소로 인해 점포 수가 줄어든 반면, 가격은 급등해 육아 비용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23일 하나카드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국내 소호(SOHO, 소상공인·개인사업자) 시장의 변화 양상을 전방위로 진단했다.

 

◆출생아 감소에 조리원 4% 줄고, 단가는 24%↑...출산 기피 악순환 고리 만들어=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산후조리원 가맹점 수는 연평균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승인 건수는 16.8% 줄어들었다. 반면 건당 승인 금액은 연평균 23.6%나 뛰었다. 매출 총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가격 인상에 따른 착시 효과일뿐 수요는 뚜렷이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흐름은 소아청소년과, 아동복 매장, 입시 보습학원 등 아동 관련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필수재 성격이 강한 의료·교육 부문에서 가격 인상이 두드러지며, 점포 접근성 저하와 육아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소는 이를 “출생아 감소 → 사업체 감소 및 가격 인상 → 육아 비용 증가 → 출산 기피”라는 악순환의 고리로 규정했다.

 

다만 연구소는 최근 일부 출산율 지표가 반등세를 보인 만큼, 정부와 시장이 적기에 지원책을 마련한다면 소호 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소호의 사회적 역할 변화...50대의 약진, 20대의 불안정성=저출생과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돌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약국, 동물병원, 신경정신과, 요양원 등에서 사업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 가정 내에서 감당하던 케어 기능이 점차 외부 서비스로 이동하는 추세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제 소호는 단순한 생계형 업종을 넘어 사회적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육아·부양·셀프케어 등을 담당하는 돌봄 서비스가 소호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대간 소비 성향 차이도 업종 성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50대 소비층은 은퇴 후 자기계발과 여가에 적극적인 소비를 하며, 소호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중이다. 입시학원, 기술훈련학원, 피부관리소, 여행사 등에서 50대의 매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20대는 유행을 선도하며 업종에 활력을 불어 넣지만, 소비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일부 업종은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고 있다. 셀프사진관, 코인노래방 등이 대표 사례로, 일시적 인기 이후 수요 감소로 업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쏠림’과 ‘양극화’ 소호시장 리스크...오프라인 입지보다 온라인 마케팅 핵심=특정 업종에 과도하게 공급이 몰리는 ‘쏠림 현상’과 업체간 실적 격차가 커지는 ‘양극화’도 소호 시장의 리스크로 지목됐다. 애완용품점은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 기대감 속에 점포 수는 늘었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업종은 저녁 모임 감소와 외식물가 급등 영향으로 고급 레스토랑과 저가 뷔페처럼 양극단으로 수요가 분화됐다. 가격 인상을 흡수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만이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소호 업종의 마케팅 중심축은 오프라인 입지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더라도 ‘좋은 자리’에 매장을 여는 것이 핵심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 SNS 리뷰, 지도 앱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한 목적형 소비가 보편화되면서 온라인 마케팅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수요 세대 전환 및 세대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비 위축에 따라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소호에 대해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과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상생 지원책을 통해 효과적인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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