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접고 전략 봐야”…외교안보 ‘자강·전략·생태계’ 3대축 해법 제시

  • 등록 2025.07.25 08: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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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 24일 '글로벌 복합 위기와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포럼 마련
한미동맹·대중·대일·AI기술 전략 등 종합 진단… “한국 외교안보 전략 대전환 필요”
최종현학술원·동아시아연구원·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24일 외교·안보 전략 포럼
‘능동적 동맹 전환’, ‘전략적 자율성 확보’, ‘AI 생태계 설계’ 등 해법 한목소리
한일 전략적 협력, 대중은 다층적 접근… 외교 기조는 ‘균형’
"주한미군, 북 아닌 중국 견제… 한미동맹 구조 재설계의 기회 삼아야”

“美·中 대결 속 韓, 반도체 기술력 기반으로 전략적 기술 파트너 자임해야”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글로벌 복합 위기의 소용돌이가 한창인 가운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외교·안보 전략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돼 주목된다. 최종현학술원이 24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동아시아연구원 등과 공동 개최한 ‘글로벌 복합 위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방향’ 포럼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이제는 수동적 대응을 넘어 능동적이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포럼에는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원장,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전재성 서울대 교수,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 학계와 정책 현장을 대표하는 국내외 안보·외교·기술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지금의 외교는 단순히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원칙·가치·현실·국내 정치가 맞물린 고차 방정식”이라며, “최악을 피하는 수동적 선택이 아닌, 최선에 가까운 전략을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동맹의 능동적 전환, 전략적 자율성 확보, 기술 기반 안보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한미동맹은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역할, 전작권 전환이라는 세 갈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한국이 주도하는 능동적 동맹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을 미국이 원할 때 받아들이는 전략적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며, “북핵 억제 및 주한미군 주둔은 유지하되, 기존 체제에 안주하는 방식은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북한의 핵억제력 완비, 북러 군사협력, ‘두 국가론’ 공식화는 북한의 복합 전략”이라며, 경제 압박과 대화 유인을 아우르는 전략 패키지형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일본의 전략을 ‘미일동맹 유지’와 ‘자율성 확대’라는 두 축으로 설명하며 “한국은 탈이념적 시각에서 일본과 전략적 협력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실용외교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닌 전략적 균형의 문제”라며 “대화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고, 지금은 대화의 형식·내용까지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손인주 서울대 교수는 중국을 “강경한 외교와 구조적 불안이 공존하는 이중적 국가”로 규정하며, 한국은 미국·일본 중심의 협력망을 구축하고, 아세안·중동·아프리카 등으로 협력의 원을 넓혀야 한다는 ‘동심원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한·미·일 간 ‘2+2+2 협의체’ 신설로 안보 연대를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계가 ‘얄타 2.0’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며, ▲자강(국방력 강화), ▲연대(G7·EU 등과의 협력), ▲포용(글로벌 사우스와의 다자외교)을 외교 전략의 세 축으로 제시했다.

 

국제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한 대응 전략도 제시됐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은 반도체·AI를 융합한 ‘풀스택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은 리쇼어링과 동맹 중심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라는 이점을 살려 AI 융합 전략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TSMC의 영향력 약화 속에서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며, AI 팹센터·통신망·전력망·산업용수 등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는 미국식 시장주도 모델과 중국식 국가주도 모델을 넘어선 ‘제3의 길’로서의 한국형 AI 생태계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대기업-스타트업-정부-대학-VC의 5자 분업 체계 ▲한국어 특화 ‘소버린 AI 컨소시엄’ ▲표준화된 계약·지식재산 보호 체계 등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AI 전략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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