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여천NCC 엇갈린 해법…한화 “즉시 자금 지원” vs DL “워크아웃 불가피”

  • 등록 2025.08.08 18: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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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공동 대주주 DL그룹 자금 지원 거부, 워크아웃 강행 의지
한화 정도경영 책임경영으로 회생 의지···1500억원 추가 자금 지원 계획
DL그룹, 25년간 2조2000억원 배당 받고도 1500억원 자금 지원은 거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석유화학 합작사 여천NCC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자금 지원을 두고 해법을 달리하는 등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여천NCC 부도 가능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오는 21일까지 3,100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여천NCC는 디폴트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여천NCC 한화와 DL이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와 DL은 여천NCC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을 들러싸고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 말,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자금 대여를 의결하며 “지금이라도 자구책을 병행하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해 연간 9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원료 다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등 실질적인 구조조정 방안도 제시한 상태다.

 

반면 DL그룹은 입장이 달랐다. DL그룹은 “3월에 2,000억원을 증자했음에도 3개월 만에 자금이 또 필요한지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자금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DL그룹은 여천NCC의 유동성 위기를 단순한 업황 침체가 아닌 구조적 경영 실패로 판단하는 모양새다. DL그룹은 회생보다는 워크아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말 긴급 소집된 주주 회의에서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직접 참석해 “여천NCC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이며 더 이상 자금을 넣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DL그룹은 여천NCC와의 원료공급 계약도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DL그룹이 워크아웃을 통한 고의 부도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화 측은 지금이라도 양측이 각 1,500억원을 투입하고 외화 보증 및 자산 유동화를 활용하면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화그룹과 DL그룹은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석유화학업계 재편 과정에서 손잡고 여천NCC를 공동 설립했다. 설립 이후 여천NCC는 연간 3000억원에서 1조원대의 수익을 올리던 '알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DL그룹은 누적배당금 2조2000억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중국의 공급과잉 여파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며 3년 연속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정부와 금융당국도 양측을 설득중이지만 DL그룹 측 입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여천NCC는 한쪽 주주 단독으로 증자나 대여가 불가능한 구조다‘며 ”DL의 반대가 지속된다면 여천NCC는 오는 21일 디폴트를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여천NCC가 워크아웃을 신청하거나 부도로 이어질 경우, 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이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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