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매출은 줄었지만, 효율적 비용 관리와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은 크게 향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999억 원, 영업이익 601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2.2% 늘었다. 북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 세액공제 3655억 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2358억 원으로, 본질적 수익성 개선세가 확인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조정 등으로 전기차용 파우치 배터리 매출은 감소했으나, ESS 부문 매출 급증과 소형 배터리의 견조한 실적이 이를 상쇄했다”며 “비용 절감 노력과 효율적 자산 운영이 손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ESS전지사업부가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 내 ‘탈중국’ 기조와 현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미국 주택용 ESS 기업과 6년간 총 13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수의 전력망용 ESS 프로젝트 계약을 추가로 맺으며 수주 잔고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20GWh에 달했다. 회사는 “현재 논의 중인 프로젝트가 다수 있어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기차(EV) 부문에서는 다소 부진한 수요 속에서도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중심의 대형 수주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에만 160GWh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며, 원통형 46시리즈에서만 누적 수주 잔고가 300GWh를 넘어섰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도 셀 양산 준비를 완료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ESS 생산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ESS 수요는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확충과 빅테크 기업의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망용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유럽 역시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ESS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시장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ESS 부문에서는 롱파우치형 폼팩터를 기반으로 고밀도·고집적 셀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7년까지 각형 기반 LFP ESS 제품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또 북미 자회사 ‘버테크’의 시스템 통합(SI) 역량을 결합해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EV 사업에서도 세그먼트별 맞춤형 전략이 추진된다. 고성능 차량에는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파우치형 배터리와 니켈 함량 94% 이상의 원통형 46시리즈를, 표준형 모델에는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을 공급한다. 중저가 차량에는 연말 양산 예정인 LFP 파우치형 배터리에 건식 전극 기술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운영 효율화도 병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법인을 비롯해 북미 합작공장의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해 가동률을 높이고, 자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을 전사적으로 도입해 생산성과 비용 구조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축적된 기술력과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고객 가치 실현과 미래 성장 준비에 집중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