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외주업체 근로자 1명이 유해 물질로 추정되는 기체에 노출돼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경주에서 외주업체 작업자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지 불과 11일 만에 일어났다. 노동계에 ‘위험의 외주화’ 논란이 재점화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다수가 기기 수리 사전 작업 도중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기체를 흡입했다. 이 사고로 54세 근로자 A씨가 현장에서 숨졌고, 30대 근로자 3명은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불산 또는 질산 유출을 추정했다. 또 두 물질 모두 강한 유독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유출 성분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근로자 4명은 모두 포스코DX가 하도급을 준 외주업체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외주업체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지난달 25일 경주에서는 아연가공업체 지하수조 배관 작업중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4명 가운데 3명이 유독가스 질식으로 사망했다. 올해 7월 인천과 8월 청도에서도 외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반복되는 외주 근로자 재해가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사고와 관련, 노동계는 원청의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송무근 민주노총 포항지부장은 “경주에서 사고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포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윤보다 사람의 목숨을 우선시해야 하는데, 사용자 측에 전혀 경각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지만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라 산업재해 예방 인식이 부족하다”며 “원청 책임을 강화해야 사고 예방을 위한 비용 투자와 안전 의식 제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DX는 이날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하도급업체 근로자 사상 사고와 관련해 사과와 재발방지 의지를 밝혔다. 포스코DX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과를 드린다"며 "사고 현장에서 희생된 것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전했다.
포스코DX는 사고대책반을 설치하고 관계 기관과 협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해를 입은 근로자 치료와 유가족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