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광화문글판’ 35년 기념 북콘서트…30자에 담아 온 시민의 희망과 위로

  • 등록 2025.11.12 11: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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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만2500명이 뽑은 ‘베스트 광화문글판’ 공개…장석주 시 ‘대추 한 알’ 1위
북콘서트·시낭송·공연으로 시민과 공감의 시간…35년 기념도서 발간
신창재 “위로와 희망 전하며 시민의 벗으로…희망 건네는 문화의 창 되도록 노력”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교보생명은 1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광화문글판 35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열고, 시민이 직접 선정한 ‘베스트 광화문글판’ 문안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온라인 투표에는 총 2만2500명이 참여했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문안은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견디고 익어가는 인내와 회복의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는 평가다.

 

뒤이어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정희 시인의 ‘겨울 사랑’,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김규동, 유희경, 허형만, 파블로 네루다, 이생진 등 다양한 시인의 문장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대학생, 문학계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는 미디어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의 VR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삶의 여정을 걸으며 광화문글판을 만나고 위로를 받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어 시 낭송, 기념 도서 북토크, 가수 요조의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광화문글판은 35년 동안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건네며 시민의 벗이 되어왔다”며 “한 줄의 문장이 마음의 휴식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광화문글판이 일상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건네는 문화 플랫폼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은 이날 베스트 문안으로 선정된 장석주, 도종환, 나태주, 문정희 시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시인들은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며 관객과 공감의 시간을 나눴다.

 

이어 열린 북토크 ‘광화문글판의 오늘과 내일’에서는 문안선정위원 김연수 소설가, 유희경 시인·서점 대표, 장재선 시인·언론인, 요조 수필가 겸 뮤지션이 참여했다. 이들은 광화문글판을 “도심 속에서 잠시 멈춰 서게 하는 언어의 예술이자 흐트러진 마음을 붙잡아주는 닻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또 “광화문글판은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사유의 깊이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 아이콘”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콘서트의 마지막 무대에서 요조는 ‘좋아해’ 등 여섯 곡을 공연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행사와 함께 발간된 기념 도서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에는 계절별 글판 사진, 시민의 사연, 문안선정위원 인터뷰 등이 담겨 있으며, 광화문글판의 35년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광화문글판은 1991년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 활력 다시 찾자’와 같은 계몽적 문구가 주로 걸렸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시민을 위로하는 감성적인 문장이 중심이 됐다. 2000년에는 문학인과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문안선정위원회가 구성되며 공식 명칭을 ‘광화문글판’으로 확정했고, 2003년부터는 계절마다 새로운 문안을 공개해 왔다.

 

35년 동안 총 117개의 문장이 광화문의 하늘을 채웠다. 짧고 따뜻한 문장들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교보생명 사옥과 지점에도 걸리며 시민들의 일상에 위로와 용기를 전해왔다. 광화문글판은 이제 단순한 현수막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의 문학적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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