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현대백화점이 일본 시장에서 K패션 유통망을 본격 확장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채널을 새롭게 열어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판로 확대와 현지 시장 안착을 지원하고,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 메디쿼터스가 일본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패션몰 ‘누구(NUGU)’에 ‘더현대 전문관(이하 더현대관)’을 오는 19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더현대관은 현대백화점이 해외 오프라인에서 운영해 온 ‘더현대 글로벌’의 온라인 버전으로, 총 450여 개 K패션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선보인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상품 수출입과 통관, 유통 전반을 총괄해 개별 브랜드의 해외 진출 부담을 줄이는 플랫폼이다. 브랜드들은 복잡한 절차와 비용 부담 없이 해외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현대백화점은 축적된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일본 파르코백화점과 대만 신광미츠코시백화점에서 더현대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번 온라인 전문관 오픈으로 일본 현지에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더현대관이 입점하는 누구는 일본 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플랫폼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 수 20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자의 70%가 20대이며, 대형 패션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스타일링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에 강점을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성장성을 고려해 지난 5월 메디쿼터스에 3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관의 빠른 안착을 위해 메디쿼터스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일본 패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바넷’, ‘오버듀플레어’, ‘시눈’ 등 SNS 기반으로 개성과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으며, 일본 인플루언서의 스타일을 반영한 상품을 공동 기획해 더현대관 단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은 좋아하는 인물에 열정을 쏟아 응원하는 ‘오시카츠(推し活·팬덤 활동)’가 일상화돼 있고, 특히 패션 소비 문화에 강하게 자리잡혀 있다”며 “팔로워 10만명대부터 70만명대를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패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한 K패션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일본 고객들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전문관 오픈을 계기로 현지 데이터와 소비 트렌드를 정교하게 분석해 큐레이션 역량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에 정규 리테일숍을 연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오모테산도 오모카도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도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더현대 글로벌 플랫폼을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거점 전략으로 현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성해 K패션의 시장 안착과 글로벌 확장을 지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