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노사 넘어 소액주주까지 확산하나

  • 등록 2026.04.22 17: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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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결의대회 3만7000명 예고…총파업 현실화 가늠자
필수인력 2031명 법적 공방…피해 규모 최대 30조 추산
주주 맞불 집회·준법위 신중론…이익 배분 사회적 논쟁으로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자가 성과급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와 여론까지 얽히는 복합 국면에 들어섰다. 보상 기준을 둘러싼 노조와 회사, 주주 간 입장 충돌에 기업의 사회적 역할론까지 더해지며 논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23일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노조는 경찰에 3만 명 집회를 신고했고, 실제로는 조합원 3만7000여 명이 현장에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회는 오후 1시 사전 집회를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본 집회로 이어진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집회 당일 캠퍼스 내 왕복 8차선 도로 양방향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기동대 3개 중대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33조6059억 원, 영업이익 43조6010억 원, 당기순이익 45조2068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369조7000억 원으로 급증하고, 이중 반도체 부문에서만 357조80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비 8배 이상 늘어나는 규모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이 같은 실적 급등을 근거로 상여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반영하는 제도 개편이 핵심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성과급 구조를 고정적으로 확대하면 중장기 투자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시장 1위 달성 시 경쟁사보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의 요구와는 간극이 크다.

 

법적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법원에 제출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소장에 따르면 회사는 공장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인력을 143개 파트 소속 2031명으로 명시했다. 이는 해당 파트 전체 직원 2518명의 80.7%에 해당한다. 전기관제 38명, 전기운영 29명, 교대 인력 26명 등은 전원이 필수 인력으로 지정됐다.

 

삼성전자는 2007년 기흥 사업장의 4시간 정전으로 약 400억 원, 2018년 평택 사업장의 30분 미만 정전으로 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례를 근거로 파업 시 최소 5조~최대 10조 원의 피해를 주장했다. 노조는 즉각 반박했다. 소방과 긴급 대응 등 생명과 직결된 업무는 유지가 필요하지만, 설비 운영·공정 관리·자동화 시스템 등은 생산활동에 해당해 파업을 제한할 수 없다는 법률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노조는 파업 장기화 시 하루 약 1조 원, 총 20조~3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어디까지를 필수 인력으로 볼 것인가"를 두고 노사 간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며, 법원의 판단이 향후 파업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같은 날 오전 10시 맞불 집회를 예고했다. 신고 인원은 20명 남짓으로 소수이지만, 노조 요구가 배당 여력과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상징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사측은 파국을 막기 위해 노조에 정상 업무 유지를 긴급 요청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도 파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의 시선도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신들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삼성전자의 직접 영업 손실이 2조~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하루짜리 집회로 생산라인에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반도체 호황 시기에 노조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도 하락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의 무게를 더하는 것은 노조의 법적 지위 변화다. 공동투쟁본부의 주축인 초기업노조는 현재 7만4000여 명의 조합원을 확보해 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로 변신했다. 지난 15일 고용노동부의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도 공식화했다. 과반 노조의 법적 지위는 단체교섭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의 성격을 이전과 질적으로 다르게 만드는 핵심 변수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임금 갈등이 아닌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수백조 원의 이익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은 삼성전자 한 곳의 문제를 넘어 국내 대기업 보상 체계 전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배분 분쟁에 세인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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