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지구의 날을 계기로 기업들의 기후 대응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조명을 끄는 상징적 참여에 머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장 운영과 소비자 행동, 조직 관리까지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다. 산업계는 생산과 유통, 소비 전반에서 에너지 사용과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금융권은 건물 운영과 근무 방식, 지역사회 활동을 결합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ESG가 이벤트가 아니라 운영 기준으로 자리 잡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과 소비로 확장…“이제는 어떻게 줄이느냐의 문제”
산업계에서는 올해 지구의 날을 계기로 ‘참여’보다 ‘운영 변화’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LG는 주요 사옥에서 소등을 진행하는 동시에 차량 5부제, 조명 밝기 조정, 냉난방 온도 관리 등 일상적인 절감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단발성 행사를 넘어 사업장 운영 기준으로 에너지 관리 방식을 적용하는 접근이다. LG전자는 해외 10여 개국에서 폐가전 수거와 나무심기 활동을 진행하고, LG화학은 공장 에너지 사용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본사와 주요 사업장에서 소등을 실시하는 한편 차량 운행 제한과 사무기기 전원 차단 등 일상적 절전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특정 시점의 이벤트가 아니라 업무 환경 전반에 반영하려는 시도다. SK오션플랜트는 사업장 인근 해안에서 임직원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정화활동을 진행했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환경 문제를 관리하는 구조로, 해양 쓰레기 수거를 통해 생태계 보전에 나선 사례다.
배달의민족은 일회용 수저·포크를 받지 않는 주문과 다회용기 선택을 결합해 이용자의 선택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플랫폼 기능을 활용해 일상 속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구조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전국 급식사업장에서 ‘남김 없는 식사’ 캠페인을 진행하며 음식물 쓰레기 저감과 식습관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단순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식사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재생 플라스틱 용기와 무라벨 제품, 알루미늄을 제거한 멸균팩 등을 도입하며 자원순환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동아제약은 공유오피스와 협업해 물품 기부와 제품 제공을 결합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운영하며 직장인 참여를 유도했다.
절전에서 관리로…“기후 대응, 업무 방식이 되다”
금융권은 대형 사옥과 차량 운행, 임직원 행동까지 포함한 관리 중심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금융은 주요 계열사 건물의 조명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차량 5부제, 야간 조명 제한, 저이용 공간 최소 조도 운영 등을 통해 건물 운영 전반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있다. 동시에 일반 국민 참여 이벤트를 병행해 외부 확산도 시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에너지 위기 상황에 맞춰 비상운영체계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차량 운행 제한과 엘리베이터 운행 축소, 자동 소등 등 업무 환경 전반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산불 예방 설비 지원과 산림 복원 사업도 병행하며 기후 대응 범위를 넓혔다. 단순 절전 활동을 넘어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대응을 확장한 사례로 볼 수 있다.
KB증권은 소등 행사와 함께 임직원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차량 운행 제한과 종이 사용 절감 등을 병행하고 있다. SK증권은 여의도 일대에서 담배꽁초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역 환경 문제 해결에 참여했다. 기업과 지자체,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생산 설비를 직접 보유하지 않는 대신 건물 운영과 근무 방식, 지역사회 활동을 결합해 탄소 감축 효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ESG가 선언적 목표를 넘어 조직 운영을 관리하는 기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