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류머티스관절염,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 중요

  • 등록 2025.10.20 10: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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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이상 신호를 보낸다. 대표적인 것이 관절염이다. 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부위이기 때문에, 노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관절염을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증상쯤으로 여기고 치료를 미루는 데 있다. 그러나 관절염은 그 원인과 경과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뉘며, 특히 류머티스관절염은 단순한 노화성 질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퇴행성관절염이 연골이 닳아 뼈끼리 맞부딪히며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면, 류머티스관절염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몸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이라고도 한다.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나이에 관계없이, 젊은 층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병의 진행 경과도 다르다.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통증이 나타나고 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관절의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심하면 염증이 피부나 혈관 또는 폐와 같이 여러 장기를 침범해 전신 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정밀검사 끝에 류머티스관절염을 진단받은 사례도 있다.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를 위해서는 세심한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은 특정 관절에 통증이 집중되고,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류머티스관절염은 양쪽 관절이 대칭적으로 붓거나 아프며, 아침에 손가락 마디가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증상이 특징적이다. 막연한 근육통과 피로감, 식욕 저하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물론 개인별로 증상의 양상과 진행 속도는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면밀히 진찰 가능한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 과정에서는 환자의 가족력과 기저질환, 과거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기본적인 진찰과 염증 수치 확인을 위한 혈액검사 외에도, 자가항체를 탐지하는 항CCP항체 검사와 류마티스 인자 검사(RF)가 함께 시행된다. 검사 결과에서 항체가 나타나지 않는 ‘혈청 음성 류머티스관절염’도 존재하기 때문에, 관절 초음파나 X-ray 검사를 통한 영상학적 확인도 필요하다. 혈청 음성 류머티스관절염은 전체 류머티스관절염 환자의 20%, 즉 5명 중 1명의 환자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때문에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진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단이 확정되면 환자의 상태와 동반 질환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이뤄진다. 항류마티스제(DMARDs)와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 반응을 억제해 관절 손상을 늦추는 대표적인 약물치료법이다. 하지만 개인마다 약물 반응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용량 조절이 필수적이다. 경우에 따라 JAK 억제제 등 특수 약물이 필요할 수 있으며 관절 주사와 도수치료, 충격파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병행된다. 기존에 복용하던 약이 있을 경우 한약과 침치료 같은 한방 요법을 병행해 치료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의 핵심은 장기전이라는 점이다. 증상이 잠시 호전되더라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꾸준한 추적 관찰과 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함께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우고, 정기 검진으로 관리하는 것만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아산본내과 원제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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