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첫 적용 사건 결론…삼표그룹 회장 1심 무죄

  • 등록 2026.02.10 18: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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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총괄 권한·책임 인정 어려워…법상 경영책임자 해당 안 돼”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중처법 1호 사고’…총수 책임 판단 첫 기준 제시
현장·법인은 처벌 엇갈려…양형기준 마련 논의 본격화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이 기업 총수의 형사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 시행 직후 발생한 사고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지만, 재판부는 정 회장이 법에서 규정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3단독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례 보고나 회의에 참석해 실적을 공유받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를 경영상 주요 현안을 최종 결정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절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삼표그룹의 규모와 조직 구조를 고려할 때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의무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행할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정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골재 부문을 총괄했더라도 사고 현장에서의 구체적 안전조치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삼표산업 법인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일부가 인정돼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현장 책임자와 안전관리 담당자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양주 사업소에서 안전 관리 업무를 맡았던 전·현직 직원들은 위험성 평가 소홀 등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돼 금고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적극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는 2022년 1월 29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해 ‘중처법 1호 사고’로 불렸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의 양형기준 마련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판결은 경영책임자 범위와 책임 판단 기준을 둘러싼 향후 법리 논쟁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성미 기자 hherli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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