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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삼성 파운드리…‘사업부 분사’ 극약처방 꺼내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일부설비 중단…‘先투자’ 실책으로
TSMC와 격차 벌어진 가운데 3Q 전망도 ‘5000억 적자’ 잿빛
“인텔처럼 분사해야” 분석 나오지만 삼성 측은 함구…향방 주목

 

[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부진 수렁에 빠지면서 위기 타개책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저조한 수주량에 파운드리 생산 공장은 일부 설비를 가동 중단한 가운데 업계 1위 TSMC와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삼성전자 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을 담당하는 평택 P2와 P3 공장 라인 일부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 P2 라인과 P3 라인은 각각 30조원을 투입해 지은 반도체 생산 핵심 거점이다. 신규로 짓고 있는 P4 라인 역시 건설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공사 업체는 삼성전자와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생산 라인을 첨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생산 라인 가동률 조정 원인으로 파운드리 실적 부진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제조 시설을 먼저 지은 뒤 주문을 받는 ‘셀 퍼스트’ 전략이 과잉 투자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약 2조원, 올해 상반기 1조 5000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나, 내부 물량 외에는 글로벌 빅테크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TSMC는 엔비디아, AMD, 애플, 퀄컴 등을 고객사로 확보, 사실상 대규모 수요를 독점한 상황이다. 지난 2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62%, 2위 삼성전자는 13%로 전 분기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3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5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파운드리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GAA 3나노(㎚·10억분의 1m) 2세대 공정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내부에선 파운드리 일부 인력을 메모리사업부로 재배치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애초 독일 뮌헨, 일본 도쿄에서 오프라인으로 열기로 했던 파운드리 포럼 행사를 이달 24일 온라인 개최로 변경했다. 일각에선 이 또한 내부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팹리스 고객사와의 이해충돌 방지, 운영 효율성 강화 등을 위해 삼성전자가 인텔처럼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인텔은 지난달 17일 파운드리 사업부를 자회사 형태로 분사하는 구조조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추진하며 세계 각국에 첨단 연구개발(R&D) 및 제조 팹을 마련했으나, 적자가 지속돼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에만 7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올 상반기에도 누적 적자 규모가 53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국내 증권가에서도 구체적인 분석이 나왔다. 지난 7월 삼성증권은 ‘지정학 패러다임 변화와 산업’이란 보고서에서 "파운드리는 고객과의 접점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것처럼 적극적인 현지화가 필요하다”며 파운드리 분사를 권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업계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파운드리 분사 가능성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금으로선 파운드리 전략을 재정비하고 고객사 유치에 더욱 집중하는 등 ‘정면돌파’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실적이 안 좋긴 하지만 (파운드리 분사는) 회사의 전략적 선택에 달린 문제로 이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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