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최근 3개월새 국내 46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2조3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주식재산이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한 반면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은 5000억원 가까이 감소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김범수 의장의 경우 올초 주식재산과 비교하면 감소액이 무려 2조원을 웃돌았다.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6개 그룹 총수의 9월 30일 현재 주식평가액은 63조4149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65조7409억원과 비교하면 최근 3개월새 2조3269억원(3.5%) 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영풍 장형진 고문, 3분기 30% 넘게 상승…한진 조원태·HDC 정몽규, 20%대 증가=국내 46개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영풍 장형진 고문으로 조사됐다. 장 고문의 지난 6월 말 주식평가액은 3955억원에서 9월 말에는 5331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은 1376억원(34.8%) 넘게 늘어난 셈이다.

 

장형진 고문은 ▲고려아연 ▲영풍정밀 ▲코리아써키트 ▲영풍 등의 종목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중 고려아연의 주가가 3분기에만 33.6%(6월 말 51만5000원→9월 말 68만8000원)나 뛰면서 장형진 고문의 주식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한진 조원태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 3분기에 27.6% 정도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의 6월 말 주식가치는 2499억원에서 3189억 원으로 3개월새 27.6% 늘었다. 조원태 회장은 현재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등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중 한진칼 주가가 최근 3개월새 27.7%나 오르면서 조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최근 3개월새 700억원 가까이 늘었다.

 

HDC 정몽규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3분기에만 2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규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6월 말 2398억원에서 9월 말에는 3027억원으로 높아졌다. 정 회장은 ▲HDC ▲HDC랩스 주식종목에서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 역시 올 3분기 주식가치가 21.7%로 20% 넘게 높아졌다. 올 6월 말 2조 2162억 원에서 9월 말 2조 6964억 원으로 최근 3개월 새 4800억 원 넘게 주식가치가 상승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주식재산 증가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 회장의 경우 지난 6월 말 10조837억원이던 주식재산이 9월 말에는 11조3044억원으로 12.1%로 우상향했다. 3개월 간 늘어난 주식평가액이 무려 1조2206억원에 달했다.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11.3%)과 넷마블 방준혁 의장(10.8%) 등도 주식재산이 크게 늘어났다. 이중 성기학 회장 지난 6월 말 주식가치는 1888억 원에서 2101억원으로, 방준혁 의장은 1조 1131억 원에서 1조2334억 원으로 증가했다.

◆ 원익 이용한, 주식평가액 하락률 40% 근접…LX 구본준 회장도 30% 넘게 감소=주식재산 감소한 총수도 있다. 원익그룹 이용한 회장은 지난 3월 말 2752억원에서 1657억 원으로 최근 3개월새 주식재산이 39.8%로 떨어졌다. 하락률 1위다. 이용한 회장이 보유한▲원익홀딩스 ▲원익QNC ▲원익큐브 주가가 하락한 주된 이유다.

 

LX 구본준 회장도 최근 3개월새 주식평가액이 3675억원에서 2404억원으로 34.6%(1270억 원↓) 정도 낮아졌다. 두산 박정원 회장도 주식재산이 22.6%(651억원) 가량 하락했다.

 

세아 이순형 회장(19.2%↓)과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16.6%↓) 등도 주식평가액 하락률 하위 5명 명단에 포함됐다. 이순형 회장은 6월 말 1670억 원에서 9월 말 1349억원으로, 방시혁 의장은 2 6631억원에서 2조2199억 원으로 감소했다.

 

◆주식재산 1조 클럽 총수 16명…1위 이재용 회장, 2위와 격차 20% 미만으로 줄어=9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3조7956억 원)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4조8673억 원에서 3월 말 16조5864억 원으로 높아진 뒤 6월 말엔 15조7541억원으로 감소하고, 9월 말엔 13조7956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주가하락 영향으로 1조9585억원(12.4%↓) 이상 증발됐다.

 

이재용 회장에 이어 주식재산 넘버2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은 올 3분기에만 12.1% 올랐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10조837억원이던 서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9월 말에는 11조3044억 원을 기록, 최근 3개월새 1조2206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2분기 분기 2분기 36%까지 벌어졌던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회장간 주식재산 격차가 최근엔 18.1%%까지 좁혀진 셈이다. 

주식부호 3위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다. 정의선 회장은 6월 말 4조6618억원에서 9월 말에는 4조3258억원으로 7%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총수 주식재산 레이스에서 3위 자리를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6월 말 4조2973억원에서 3조8210억원으로 낮아졌다. 김범수 의장의 주식재산은 올 1월 초 6조원대→3월 말 5조원대→6월 말 4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주식재산 감소 속도가 가파랐다. 5~10위권에는 각각 ▲5위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2조6964억원) ▲6위 에코프로 이동채 전(前) 회장(2조2215억원) ▲7위 하이브 방시혁 의장(2조2199억원) ▲8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2조1994억원) ▲9위 SK 최태원 회장(1조9915억원) ▲10위 LG 구광모 회장(1조9851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11위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6073억원) ▲12위 동원 김남정 회장(1조5991억원) ▲13위 CJ 이재현 회장(1조5103억원) ▲14위 효성 조현준 회장(1조3165억원) ▲15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2334억원) ▲16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383억원)도 지난 9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올 9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5조원이 넘는 주요 주주 중에서는 ▲메리금융지주 조정호 회장(9조4912억원) ▲라희 전(前) 리움미술관장(6조2859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조4583억원) 3명이 포함됐다. 삼성가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지난 6월 말 때 주식재산이 5조8000억원을 넘겼지만 9월 말에는 4조8448억원으로 감소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도 6조원대에서 9월 말에는 3조7841억원으로 하락했다.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도 같은 기간 5조5245억원에서 4조6747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3분기에는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중 조정호 회장은 현재 보유중인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식수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1주당 주가(종가)가 10만 2305원을 상회하면 주식평가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 3분기 기준 46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에 달하는 주식종목중 주가가 내린 곳이 오른 곳보다 2배 많아 국내 주식 시장은 이미 추운 겨울을 보냈다”며 “특히 주식시장 대장주들이 많은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