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현대제철이 중국·일본에서 밀려드는 저가 제품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후반에 이어 5개월만에 중국산과 일본산 저가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선택한 것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해 무역위 조사가 시작된 상태다. 중국·일본에서 밀려드는 저가 제품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돼 불가피하게 이들 저가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라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올들어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자국 건설 경기 침체로 소화되지 못한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한국으로 밀어내고,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춘 일본산 제품이 속속 수입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t이다. 이중 중국산과 일본산이 각각 153만t, 177만t으로 전체 수입량의 96.2%를 차지한다. 열연강판은 후공정을 통해 자동차용 강판, 강관재, 건축자재 등으로 만들어져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산보다 가격이 최대 30%가량 낮은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물량 공세에 밀리는 실정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번에 중국산과 일본산 제품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열연강판 등 제품에 대해 산업 피해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등 후공정을 하는 중견 제강사들은 수입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 부과가 원재료 가격 인상 요인이 되는 만큼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
이같은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 포스코 등은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에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각각 10%, 77% 감소하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되자 반덤핑 제소라는 고강도 처방을 선택했다. 무역위는 이날 반덤핑 조사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신청인 자격과 덤핑 관련 증거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2개월내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