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몸캠피싱 피해자 커뮤니티인 ‘몸캠피싱피해자모임(몸피모)’은 최근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 ‘미프(Meef)’에서 몸캠피싱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미프는 본래 외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언어 교환을 위한 플랫폼이지만, 범죄 조직이 이를 악용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협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몸캠피싱은 영상통화 녹화 협박을 통해 피해자의 스마트폰이나 SNS 정보를 탈취한 뒤, 금전을 갈취하거나 동영상 유포를 협박하는 범죄다. 11일 몸피모에 따르면, 최근 몸캠피싱 조직이 피해자에게 악성 APK 파일을 비롯해 ZIP, RAR 등 다양한 형태의 파일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다시금 늘고 있다. 피해자가 APK 파일을 설치하면 휴대폰 주소록이 유출되거나 추가적인 개인정보가 탈취되는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몸피모 측은 미프를 통한 몸캠피싱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먼저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인스타그램 ‘맞팔(맞팔로우)’을 요구하고 텔레그램이나 라인 등 다른 플랫폼으로 유도하는 방식을 꼽았다. 이 과정에서 “더 안전한 환경에서 대화하자”며 “보안 APK 파일을 설치하라”거나,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며 APK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APK 파일 설치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영상통화를 유도하고, 피해자가 신체를 노출하면 이를 녹화해 협박하는 방식이다.
사기범들은 “네 영상이 녹화됐다. 돈을 보내지 않으면 유포하겠다” 등의 메시지로 금전을 요구하고, “네 SNS 친구 목록을 확인했다”며 SNS 지인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일부는 피해자가 대출을 받아 돈을 보내도록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피모는 이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낯선 사람이 인스타그램 맞팔(맞팔로우)이나 텔레그램 이동을 권유할 경우 즉시 의심하기 △영상통화 요청은 절대 응하지 않기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팔로잉·팔로워 목록을 감추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하기 △출처가 불분명한 APK 파일은 물론 ZIP, RAR 등 알 수 없는 파일을 절대 설치하지 않기 등을 권고했다.
또 협박을 당했다면 절대로 돈을 송금하지 말고, SNS 및 이메일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해야 하며, 협박 메시지는 차단하되, 증거는 반드시 보관하고 즉시 경찰 및 관련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12만6,0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몸피모는 24시간 몸캠피싱 피해자 무료 상담 창구를 운영하며, 신속한 피해 신고, 유포 차단 지원, 심리 상담 및 법적 대응까지 종합적인 피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안용 APK 파일’을 사칭한 악성코드 유포가 급증한 데 주목해, 회원들에게 이러한 파일을 절대로 설치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 및 관련 기관과 공조해 피해 유형별 분석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몸캠 유포 방지를 위한 기술적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몸피모 관계자는 “미프나 오픈채팅 등을 통한 몸캠피싱은 피해자와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은 뒤 심리적으로 유인하는 ‘사회공학적 범죄’”라며 “낯선 사람과 영상을 주고받지 말고, APK 파일 같은 의심스러운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할 경우 즉시 중단해야 한다. 협박에 직면했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