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통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보통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음주나 식습관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 두통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두통약을 복용해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긴장성 두통이 아닌 ‘경추성두통’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경추성두통은 이름 그대로 경추, 즉 목뼈에서 비롯된 통증이 머리까지 이어지는 두통이다. 주로 뒷목이 뻐근하고 무겁게 눌리는 느낌이 동반되며, 목을 돌릴 때 삐걱거리거나 제한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 외에도 한쪽 눈이 아프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어지럼증이나 이명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인 두통과 구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자칫 간과되기 쉽다.
경추성두통은 목 주변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반복적으로 가해질 때 발생한다. 특히 경추 관절 사이 간격이 좁아지고,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통증이 유발된다. 책상에 오래 앉아 모니터를 내려다보는 자세,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습관 등도 경추에 부담을 주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일반적인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이는 통증의 원인이 단순 신경 자극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추성두통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찾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도수치료가 있다. 도수치료는 약물이나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전문 치료사가 손으로 근육과 관절을 직접 만져 구조적인 불균형을 바로잡는 방식이다.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경직된 관절을 정렬함으로써 통증 완화는 물론 기능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절개나 출혈 없이 진행되며 회복 기간도 짧아 현대인에게 적합한 비수술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치료만으로 완전한 해결을 기대하기보다, 생활 습관의 교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경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컴퓨터 사용 시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밀착해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목과 어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경추성두통은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기 쉽고, 나아가 목디스크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뒷목이 뻐근하다는 이유로 넘기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목 건강을 챙기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목과 어깨의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꾸준한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으로 경추 건강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인 통증 예방의 핵심이 된다.
<돌곶이 올바른통증의학과 고동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