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역 저하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해 대상포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개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30~40대의 젊은 환자들도 적지 않게 병원을 찾고 있다.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조기 치료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상적으로 가슴이나 옆구리, 얼굴 한쪽에 띠 모양의 수포와 함께 날카로운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게 피로감이나 두통, 몸살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몸살로 착각하기 쉽다.

문제는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신경 손상이 남아 극심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통증은 피부 병변이 모두 사라진 후에도 남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우울감까지 겪게 된다.

이러한 신경통은 한 번 발생하면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진단과 빠른 항바이러스 치료가 핵심이다.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신경 손상을 줄일 수 있어, 후유증 발생 위험도 크게 낮아진다.

눈, 귀, 이마 주변에 대상포진이 나타날 경우 시력이나 청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안면신경을 침범할 경우 안면마비나 미각 이상, 이명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 피부 질환으로 간과하지 말고,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항바이러스제 복용과 함께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 신경차단주사, 신경재생 촉진요법 등이 병행된다. 만약 통증이 장기화된다면 신경통 전문 치료를 고려해야 하며, 최근에는 고주파 신경차단술, 체외충격파 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방법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면역력 관리다. 수면 부족, 과로, 스트레스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므로,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식사,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도 고려해볼 수 있다. 예방접종은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대상포진 발생률과 신경통 후유증을 절반 이상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기찬통증의학과 박재홍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