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쿠팡이 올해 들어 인구감소지역에서 매입한 과일이 6600톤을 넘어섰다. 이상기후와 경기침체, 판로 부족에 시달리던 지방 농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1~9월 전남 영암·함평, 충북 충주, 경북 성주·의성·영천·고령 등 7개 지역에서 사과·참외·복숭아·자두 등 30여 종의 과일을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로, 연말까지 7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지역은 행정안전부 지정 인구감소지역이자 한국고용정보원이 분류한 인구소멸위험진입지역으로, 쿠팡의 직매입이 지역경제 유지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쿠팡은 각 지자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물류 인프라를 확충해 매입 범위를 넓혔다. 경북 고령의 수박 매입은 49톤으로 전년 대비 13배, 전남 영암·함평의 무화과 매입도 55톤으로 6배 증가했다. 영천의 포도·샤인머스켓, 의성의 복숭아·자두, 성주의 참외, 충주의 사과·복숭아 등 주요 품목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쿠팡의 ‘직매입·직정산’ 시스템은 기존 도매 유통 구조의 비효율을 개선했다. 도매시장 중간 수수료와 정산 지연 등 불안정한 거래 관행을 없애고, 계약된 날짜에 투명한 정산을 진행해 농가의 부담을 줄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비용률은 49.2%로 10년 전보다 4.2%포인트 높아졌지만, 쿠팡은 직거래 방식으로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함평 무화과 농가 ‘함평농부’ 채상희 대표는 “쿠팡 직매입 덕분에 판매량이 2배로 늘고, 헐값 거래가 사라졌다”며 “하우스를 증설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 고령군청 관계자도 “쿠팡 거래가 침체된 수박 산업 회복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충주 ‘수안보 복숭아 공선출하회’는 쿠팡 로켓프레시의 냉장차량 픽업으로 고령 농민의 노동 부담이 줄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쿠팡의 대량 직매입이 농가 가격 안정과 재배 의욕을 높였다”며 “지역 농업이 지속 가능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앞으로도 전국 각지로 농축산물 직매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못난이 사과’ 200톤을 매입해 상품화하는 등 농가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의 이번 사례는 첨단 물류와 직거래 유통을 결합한 상생 모델로, 인구감소·기후위기 속에서도 지역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 농가가 쿠팡을 통해 성장할수록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농가를 발굴해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