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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이명이 계속된다면? 자율신경실조증 의심해 봐야

‘귀에서 삐 소리, 매미 소리, 바람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이명은 현대인들에게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 이명은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현상으로, 단순히 청각 기관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 그 근본적인 원인은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신경계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한방신경정신의학과에서는 이명을 자율신경장애가 빚어낸 뇌신경질환적 증상으로 보고, 청각계와 심신의 불균형을 동시에 다스리는 통합의학적 접근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이명이 발생하는 원인은 소음 노출, 노화, 메니에르병 등 다양하지만, 특별한 기질적 이상 없이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 자율신경실조증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항진시키는데, 이는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피질 영역을 비정상적으로 흥분시킨다. 이 과도한 흥분 상태가 뇌에서 만들어내는 가상의 소리가 바로 이명이다. 즉, 자율신경장애가 청각 시스템의 민감도를 극도로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자율신경실조증은 이명 외에도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시에 유발한다. 환자들은 만성적인 두통이나 편두통,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심장이 답답하고 불규칙하게 뛰는 가슴답답함을 느낀다. 이는 자율신경실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며, 이와 같은 자율신경장애는 이명의 강도를 더욱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한방신경정신의학과에서는 이명을 신정부족(腎精不足)이나 간화상염 등 오장육부의 기능적 불균형으로 인한 정기 소모로 보고 진단하며, 떨림(진전)이나 다한증 등 동반되는 자율신경 증상들을 함께 치료한다. 만성적인 이명은 끊임없이 들리는 소리 그 자체가 강력한 스트레스 원인이 되어 정신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이명 환자들은 소리 때문에 잠들기 어려워 불면증을 겪는 경우가 매우 흔하며, 수면 부족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심화시킨다.

 

이러한 불안장애는 이명에 대한 집착이나 불안을 키워 강박증 혹은 강박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조용한 곳에서 이명이 커지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껴 공황장애 발작과 유사한 가슴답답함을 호소하거나, 이명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껴 사회공포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위장장애나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 증상, 만성적인 근육긴장으로 인한 목어깨통증, 그리고 눈의피로나 안구피로감 같은 시각적 불편함 역시 자율신경실조증의 동반 증상으로 흔하게 나타난다.

 

이명의 진단은 청력 검사를 통한 청각 기관의 기질적 이상 유무 확인과 함께, 심리평가 및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HRV)를 병행하여 자율신경실조증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의학적 치료는 청각 기관의 안정화와 자율신경계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한약 치료는 환자의 이명 원인에 맞는 처방을 통해 과도하게 항진된 간화(肝火)를 내리고 신(腎)의 정기를 보충하여 뇌의 흥분도를 낮춘다. 이는 불면증, 불안장애 등 동반되는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함께 다스려 심신의 안정을 유도한다.

 

침 치료와 약침 치료는 귀 주변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동시에, 스트레스 해소 및 자율신경실조증 완화에 효과적인 경혈에 작용하여 떨림(진전증)이나 근육긴장 등의 신체 증상을 완화한다. 심리 상담과 이완 훈련은 이명 소리에 대한 과도한 민감도를 낮추고 불안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명은 뇌신경질환적 측면과 자율신경장애의 측면을 모두 가진 복합적인 질환이다. 신경정신과적 문제와 청각 문제를 아우르는 한방신경정신의학과의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만성적인 뇌의 경보음’에서 벗어나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

<창원 휴한의원 김한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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