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A급 신용도’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최대 실적을 비롯한 재무건전성에 힘입어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피치·S&P)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를 확장하는 가운데 유연한 시장 대응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이어나간다는 복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푸어스(S&P)는 현대차·기아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모두 ‘BBB+’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신용등급 상향 배경에 대해 “두 회사의 시장 지위 강화와 수익성 개선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동차 수요 감소세와 전기차 캐즘(신기술 확산 후 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양사가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 수요 변동성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S&P는 내다봤다.
S&P까지 신용등급을 상향하며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올 A’를 받은 완성차 기업이 됐다. 앞서 지난 2월 미국 무디스와 영국 피치도 현대차·기아 신용등급을 A로 올린 바 있다.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를 획득한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기아 외에 독일 벤츠, 일본 도요타, 혼다 등 3곳에 불과하다. 폭스바겐은 연간 생산 대수가 현대차·기아보다 많지만 S&P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도 신용평가사 3곳에서 B등급을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반기 매출액 139조 4599억원, 영업이익 14조 9059억원을 기록,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여기에 글로벌 1위 영업이익률(10.7%), 10%가 넘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 등 높은 재무 건전성도 신용평가에 긍정적 지표로 작용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 영향에 대응,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많은 차종에 적용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7월 22만 2818대의 하이브리드차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만 4851대)과 비교해 35.2% 증가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수출 증가세가 돋보였다. 현대차의 올해 하이브리드차 수출 대수는 14만 1032대로 전년(8만 9101대)보다 58.3% 급상승했다.
이 중 가장 최다 수출 차종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으로 5만 226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8874대) 대비 81.0% 증가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8만 1786대를 수출, 전년 동기(7만 5750대) 대비 8.0% 늘었다. 니로 하이브리드(4만 387대)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2만 2837대) 순으로 수출 대수가 많았다.
현대차는 향후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전 차종에도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 방침을 밝히며 성장세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지난 2021년 당시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2025년부터 100% 전기차 및 수소차만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최근의 전기차 캐즘에 대응, 이 같은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로 세단인 G70·G80·G90과 SUV인 GV70·GV80 등 총 5종이 추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렉서스 하이브리드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전망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중장기 전략 설명회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