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영풍이 NH투자증권을 통해 지난달 14일 이후 고려아연 지분을 집중 매수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해당 주식 거래내용이 시세조종 가능성 의혹을 제기하며 진정서 제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달 14일 NH투자증권이 고려아연 지분을 대규모 매도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발생한 주가 급락이 NH투자증권의 고려아연 지분 매도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며 금감원에 시세조종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가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끝난 지난달 14일 이후 이달 7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 기간 NH투자증권을 통한 순매수 물량은 32만2000주 가량이다. 이는 순매수 2위 증권사의 5만6500주 가량보다 무려 6배 많은 규모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측에 1조5785억원(9개월, 연 5.7%)을 차입해 준 증권사다. 증권가에 일각에선 공개매수 이후에도 고려아연 주가가 100만원을 상회할 정도로 강세였던 것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의 지분 추가 매수 움직임 때문이란 분석이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 영풍과 MBK 측에서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했을 가능성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주식 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정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10월 23일 공개매수 종료를 앞두고 10월 18일부터 NH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특이한 매수 흐름이 포착됐다는 게 고려아연측 주장이다.
통상 매수 주체 가운데 기타금융, 저축은행, 여신사 등은 차익거래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10월 중순부터 헷징없이 유독 NH투자증권을 통한 매수 물량이 많이 잡혔다는 게 고려아연측 지적이다. 게다가 거래량도 2만주, 4만주, 5만주 등 단위에 맞게 끊어졌다는 것.
MBK는 5.34%인 지분을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BK 관계자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개설한 NH투자증권 위탁계좌에서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유재량 매매 방식으로 절차와 규정을 준수하며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