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근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함께 HVAC(냉난방공조) 시스템이 미래 산업 핵심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HVAC는 난방(Heating), 공기 순환(Ventilation), 공기 조절(Air Conditioning)의 약자로 실내 온도와 공기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공조사업 전통 강자 LG전자는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시장 확대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HVAC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사내 기고를 통해 “LG전자 HVAC 사업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코어테크’ 역량에 있다”며 “압축기와 모터 등 필수 부품을 자체 개발, 최고 수준 신뢰성과 효율을 자랑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B2B 성장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종합 공조회사로 고속 성장시키기 위해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 4대 방향성을 내걸고 B2B 가속화 전략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B2B 가속화 주요 축인 HVAC 사업은 인버터 기술이 접목된 압축기, 팬, 열교환기, AI 엔진 등 선진 기술력 핵심 부품 내재화로 고효율·친환경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및 가정용 에어컨까지 주거, 공공, 상업, 산업 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종합 공조 솔루션을 갖췄다.
또한 LG전자 HVAC 제품들은 고효율 히트펌프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석연료 대체 전기화(electrification)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정부가 데이터센터 냉각 산업을 차세대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LG전자 칠러가 주목받고 있다.
LG전자 평택 공장에서는 데이터센터를 포함, 대형 상가, 오피스 시설,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다양한 칠러 제품을 생산 중이다. 주요 생산 품목으로는 터보 칠러, 흡수식 칠러, 스크류 칠러 등이 있다. 제품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 출하 등 전 공정을 처리하고 생산품을 국내외 주요 시장으로 공급한다. 평택 공장 연간 최대 생산량은 칠러 기준으로 약 1000대에 달한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대용량 제품인 터보 칠러 분야에서 국내 1위, 글로벌 5위 점유율을 갖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칠러 제조사 중 유일하게 대용량 공랭식 칠러에 무급유 자기베어링 기술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기술은 칠러 내부에서 고속으로 돌아가는 압축기 모터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워 지탱하며 회전시키는 원리다. 기존 급유 베어링 방식보다 소음과 에너지 손실이 적은 차세대 기술로 손꼽힌다.
또한 LG전자는 칠러 등 건물에 설치된 HVAC 설비를 단일 시스템으로 제어 및 관리하는 BMS(Building Management System),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와 같은 통합 솔루션 경쟁력도 갖췄다.
LG전자는 국내 뿐 아니라, 북미, 유럽, 인도 등에 5개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현지 HVAC 사업 연구개발부터 판매, 유지·보수 등 전 단계를 책임지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세계 43개 국가, 62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갖추고 매년 3만 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 친환경 건축분야 전문매체 ‘그린빌더미디어(Green Builder Media)’가 발표한 ‘2024 그린빌더 지속가능 브랜드 지수’에서 HVAC 부문 지속가능 브랜드 1위로 선정,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냉난방공조 사업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약 584억 달러로 추정됐다. 오는 2028년에는 61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 성장세에 발맞춰 기술력과 혁신 솔루션을 바탕으로 HVAC 분야 글로벌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