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최윤범 회장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고려아연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 지분 25%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한 후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통과 시켰다. 임시주총 결정으로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대주주인 영풍·MBK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한 주주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최 회장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19명 이하 제한 등의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표결 결과 찬성은 총 참석 주식 수의 76.4%, 반대 의견은 22.9%, 기권 0.6%"라며 "출석 의결권 수의 3분의 2 및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으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임시주총 출석 주식 수는 1145만9974주다. 영풍 지분 25%(526만2450주) 가량은 의결권 제한에 걸려 제외됐다. 앞서 박 대표는 “상법 조항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최 회장 측은 주총에 앞서 호주 손자회사 SMC가 영풍 지분 10.33%를 매입해 순환출자가 형성됐다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하는 입장을 보였다. '고려아연→썬메탈홀딩스→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완성됐다는 주장에서다. 영풍의 의결권 제한하면서 집중투표제 안건 등을 가결시킨 토대로 작용한 셈이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상법의 문언, 법원의 판례, 입법의 취지에 비춰보면 상법 제369조 제3항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외국회사이자 유한회사인 SM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영풍 대리인 이성훈 변호사는 주총 발언을 통해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서 50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발행주식 25.4%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왔는데, 어제 저녁 6시 공시 이후 전자투표가 마감되고 주주로서 관련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지위에서 의결권이 제한되니 강도 당한 기분”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은 상법을 유린하고 자본시장을 유린하는 행동”이라며 “법원에서 판결을 받던 유권적인 해석을 받은 뒤에 주총을 해도 늦지 않은데 왜 이렇게 빨리 하느냐, 주총을 연기하라”고도 말했다.
영풍·MBK는 이번 임시 주총이 적법하지 않았고, 최 회장 측이 고의로 순환 출자 구조를 만든 행위도 불법이라고 보고 임시 주총 무효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MBK측 대리인은 “(고려아연의) 너무나도 부당한 해석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최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매우 위법하고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 등에 대해 반드시 책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MBK·영풍과 최 회장간 법적 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