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자가 21일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노태문–전영현’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공식화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 사업부의 안정성을 높이고 미래 기술 선점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사장 승진 1명, 위촉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다. 노태문 사장은 DX부문장·MX사업부장을 겸직하며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식 선임됐다. 3월부터 수행해온 직무대행에서 대표이사로 올라서며 모바일·TV·가전 등 DX 사업 전반의 전략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전영현 부회장은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유지한 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유임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와 MX 등 핵심 사업의 연속성·경쟁력을 위해 부문장 겸직 체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은 내려놓는다.

기술 조직 개편도 주목된다.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부사장은 DX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삼성리서치(SR)장으로 사장 승진했다. 윤 사장은 IoT·타이젠·SW플랫폼 등 MX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해 온 기술 리더로, 이후 삼성벤처투자를 이끌며 AI·로봇·반도체 분야 투자를 이끌어왔다. 삼성전자는 “윤 사장은 모바일·TV·가전 등 주력 사업과 AI·로봇 등 미래 기술간 시너지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SAIT 원장에는 하버드대 석좌교수 박홍근 교수가 사장급으로 신규 영입됐다. 박 신임 원장은 25년 이상 양자컴퓨팅·뉴로모픽반도체·나노 기술 연구를 이끌어온 글로벌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내년 1월 삼성전자에 공식 합류한다. 삼성전자는 “AI·반도체 신기술 선점을 위한 과감한 영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수시 인사에서 최원준 사장(MX COO)과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DX CDO)을 연중 승진·영입한 데 이어, 이번 정기 인사 역시 ‘안정 속 혁신’에 방점을 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장 승진 규모는 2019년 이후 최소 수준이지만 기술 분야 인력을 전면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 복원과 기술 조직 보강을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도 미래 기술 경쟁력 향상을 가속할 것”이라며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삼성벤처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이종혁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회사는 AI·반도체·신재생 등 미래 분야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