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롯데는 사업별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 사업 육성 등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은 범용 제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스페셜티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바이오·수소 등 신사업을 육성하며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 선제적 범용 석유화학 구조 개편과 고부가 스페셜티 전환 가속=롯데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전환 국면 속에서 NCC(나프타분해설비) 통합 재편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범용 중심 사업을 선제적으로 재편하고 고부가 스페셜티·친환경 소재 역량을 강화해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정부가 추진중인 국내 NCC 구조개편 정책에 발맞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11월 정부 제출 기한보다 한 달 앞서 대산 공장과 HD현대케미칼을 통합하는 내용의 사업재편안을 업계 최초로 제출했다. 이는 대산 공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양사의 중복 설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범용 석유화학 설비 효율화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선제적 구조 개편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에는 한화솔루션, DL케미칼과 함께 여수산단 내 중복 설비를 통합 운영하고 생산량을 감축하는 추가 사업재편안도 제출했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사업 축소라는 명확한 기조 아래 국내 최대 370만톤 규모의 NCC 감축 목표 달성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향후 채권단 실사에도 성실히 임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구조 개편과 병행해 고부가·친환경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남 율촌산업단지에는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했다. 또 일부 라인은 이미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내년 하반기 준공 시 연간 50만 톤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 시설로, 모빌리티와 IT 산업을 겨냥한 고기능성 소재 공급이 가능해진다.
전자소재와 수소 사업도 성장 축이다.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배터리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울산과 대산에서는 수소연료전지 발전과 고압 수소출하 인프라를 본격 가동했다.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사업 정리와 미래 사업 투자를 병행하며 구조 개편 이후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 리스트럭처링 통한 재무 건전성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구축=롯데는 그룹 전략과의 연관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롯데는 확보한 재원을 본원적 경쟁력과 미래 성장 분야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600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2월에는 코리아세븐 ATM 사업부와 가동을 중단했던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매각을 확정하며 재무 건전성 제고에 나섰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양사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영화 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콘텐츠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한다.
롯데는 중장기 성장축으로 바이오를 낙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플랜트 인수와 신규 건설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CDMO 도약을 추진한다. 지난 2023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CDMO 시장에 진입, 기존 인력을 승계해 단기간에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롯데는 올해 3월에는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ADC 생산시설을 준공해 최대 1,000리터 규모 통합 라인을 갖췄다. 롯데는 오는 2030년까지는 송도에 총 36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 캠퍼스 3개를 조성하고, 미·한 듀얼 사이트 운영으로 글로벌 생산 능력 40만 리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송도는 대규모 상업 생산, 시러큐스는 항체부터 ADC까지 아우르는 통합 허브로 역할을 분담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게 롯데의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