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31일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생명보험산업이 그동안 축적해 온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과거의 방식에 머무르지 말고 변화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국내외 환경 변화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지만, 업계는 변화와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쉼 없이 달려왔다”고 평가했다. IFRS17과 K-ICS 도입 3년차를 맞아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 속도를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자산부채관리(ALM) 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제도의 연착륙과 재무 안정성을 함께 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 도입으로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한편 과세 리스크를 해소해 제도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도 전했다. 판매수수료 개편을 통해 고수수료·선지급 중심의 영업 관행을 개선하고, 장기 신뢰를 중시하는 영업 환경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새해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김 회장은 “AI 등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보험이 다루는 위험의 성격과 범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면 레거시 금융산업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변화를 이끈다면 위험을 관리하는 핵심 플랫폼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2026년 중점 과제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보험소비자 보호를 산업의 중심 가치로 두고, 상품 개발부터 언더라이팅·판매·보험금 지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소비자 관점의 점검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중심 보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영업채널의 판매 책임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며 협회 조직도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서는 자본 규제와 ALM 규제의 합리적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사전 규제 중심에서 사후·위험관리 중심의 체계로 전환해 자산운용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명보험업계가 장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관투자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언더라이팅과 보험금 지급에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AI를 리스크 분석, 보험계리, 고객 관리, 영업 활동 전반으로 확대하고,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춰 연금시장 내 생명보험업계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생명보험의 외연을 삶 전반을 돌보는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확장한다. 헬스케어와 실버·요양사업, 신탁과 보험의 연계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K-Insurance 경쟁력 제고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2026년 역시 쉽지 않은 해가 되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면 생명보험산업은 더 기대되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을 중심에 두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